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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온 Aug 16. 2022

네 잘못이 아니야

It's not your fault...(굿윌헌팅 감상문)



주위에는 충고보다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무조건 적인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대체적으로 자신이 잘못한 부분은 바보가 아닌 이상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윌 에게 필요한건 램보 교수의 생각처럼 학문적 지식의 습득이나 이를 통한 어느 누구나 부러워 할 직장을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일은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 것이고 너는 잘못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한한 믿음과 지지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 줄 따뜻한 눈빛을 가진 심리상담사 숀이 필요 했었다.

윌은 천재성을 가졌으나 마음의 치료가 절실히 필요했고 인성이 결여된 마음이 병든 아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학대받은 과거와 악순환의 반복으로 현실을 회피하고 지나친 방어적 태도를 보여 영화를 보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상처는 약을 바르고 주사를 맞아 치유해 나가지만 가슴속 깊이 남은 상처는 윌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 보아주고 공감해 주며 아픔을 보듬어 주는 숀의 역할에서 심리상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게 되었다.
윌과 숀은 어찌 보면 ‘서로를 치료하는 관계’였던 것 같다.
 절대 생기지 않을 듯한 라포가 서로에게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보며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경청 해주고 충분히 공감해 주며 상담자 스스로의 아픔도 내담자에게 적절히 보여줄 필요가 있겠구나 싶었다.
상담의 과정은 내담자의 치료뿐만이 아니라 이를 통해 상담자도 어느 정도 성숙한
배움을 얻고 내공을 쌓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윌과 함께 어울리며 나쁜 영향만 끼칠 것 같았던  절친 처키와 그의 친구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진심으로 윌을 아끼고 사랑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특히 가장 큰 계기를 만들어 준 처키...스스로 자신의 재능을 알고 있으면서도 외면하는 윌에게 진심으로 조언하는 처키의 모습은 좋은 친구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겠다.

얼마 전 조던 B 피터슨의 심리학 저서인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읽었다.
내용 중 심리학자 카를 융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써둔 구절이 있는데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와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라는 가르침에 대한 교훈 이었다.
첫째는 두 가르침이 우리가 신앙을 가지면서 기존 해석했던 미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두 가르침 모두가 명령과 지시가 아니라 남과 나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점이라고 했다.  즉 융의 말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담긴 의미가 서툴고 부족한 사람들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도와주는 것처럼 나약한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고 포용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나는 나 스스로에게 얼마나 관대하며 이해하고 포용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볼 계기가 되었다. 윌 역시 자신을 믿어주는 숀과의 상담을 통해 위로 받고 자신에게 관대해지며 삶에 대한 자신감을 찾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산재근로자 취업설명회에서 취업상담을 하며 30대 초반의 청년남자 구직자와 만난 기억이 난다. 작업하다가 목공 톱에 손가락 3개가 절단되었는데 세상이 다 끝난 것 같고 그 이후로 자신의 삶이 통째로 뒤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기술이 좋아서 봉합된 손가락이 잘 붙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부분은 있었다. 초점 없이 흐린 눈동자와 자신감 결여로 상담자와 시선을 전혀 맞추려고 하지 않는 게 안타까웠다.
이 구직자에게는 직업상담보다 심리 상담이 더 간절하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상담심리학의 기초 공부를 통해 좀 더 숙련된 직업 상담을 할 수 있는 나에게 온 좋은 기회를 감사히 써야 하겠다. 언젠가는 이 달란트로 다른 쓰임을 받으리라 생각한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실제 윌의 역할을 한 맷데이먼은 하버드 영문과 출신 으로 수재이며 친구 역할의 처키와 시나리오를 공동 작업하여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만든 심리학 영화....에서 나 역시 심리학을 통한 작은 영감을 얻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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