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법에 도의가 있는가?
출근길에 교차로를 건네려 기다리다 보면 현수막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선거철도 아닌데 인사글과 함께 자신 있게 웃고 있는 포즈로 현수막을 장식했다.
예전엔 당을 강조했는데 이젠 사람이 더 강조되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 모습을 보니 문득 오랜 전 읽었던 삼국지가 떠올랐다......
나라의 어지러움으로 전쟁은 계속되고
관우는 조조에게 포로로 잡혀가게 된다.
백마성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조조를 따라 군영에 머물고 있던 관우는 긴 싸움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말한다.
"그(원소의 명장 안량)를 죽이면 싸움이 끝나오?"
결국 조조가 선물한 적토마를 타고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휘두르며 안량의 목을 베어버린다.
이는 유비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에게 베풀어준 조조에 대한 의리의 보답이었다고 한다.
애초에 싸움을 하지 않으면 더 좋았겠지만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죽음만 감수하려 했던 것 같다.
"관운장. 덕분에 성안에 있는 많은 백성들이 다시 일상에 복귀해서 살아갈 수 있게 되었어~~"
조조가 꼭 가지고 싶어 했던 장기판의 말
관우!
하지만 유비의 사람이었다.
조조는 정치적 감각과 인재 보는 눈이 탁월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의로운 사람을 잡아 둘 수는 없었다.
떠나가는 관우를 붙잡고 조조가 말한다.
"난세의 영웅이 어찌 살인을 피할 수 있겠소?
원소의 20만 대군 중에 2만을 죽이면 스스로 무너지고 말 거요"
"원소를 꺾은 후엔 어찌 평화를 찾을 거요?"
"강동의 손권을 회유하고 서량에 주둔해 변방을 안정시킬 거요"
"그 후엔"
"통일이 되고 몇 년 더 지나면 천하가 안정될 거요"
"장담할 수 있오?"
"못 하오. 사람은 믿을 수 없는 법
오직 국법만 믿을 수 있지"
"사람과 사람 간에 도의가 없다면 법이 무슨 소용이오?"
관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의(義)의 한자 뜻을 풀어보면
양자 및에 나아가 있는 모양이다.
양처럼 선한 나를 뜻한다 의미.
양은 평화를 원하지만, 지켜야 할 때는 단단한 힘을 보이는 동물이라고 한다.
'뜻을 알고 나니 뭔가 의로움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지도 하네..'
법보다 사람 간의 도의를 중요시했던 관우
우리도 그러한가?
F.A작가의 여행 소감: 혼란스러운 세상과 마음으로 힘들고 고단했던 여행이었지만 힘든 세상에서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 되어 좋았다.
사진: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