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연주
-우리는 하늘의 뜻과 인연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는-
말을 떠올려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같은 핫포인트를 정할 수 있단 말인가! 단비는 순간,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입안에서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 창피했다.
“네, 그렇습니다.”
“에이!”
“하하하하! 다들 믿지 않더군요. 우리 인간은 정말 위대하답니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1톤 트럭을 맨손으로 번쩍! 들어 올린 어머니의 실화는 잘 아시죠? 소중한 사람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또는 지독한 한과 슬픔으로 분노했을 때, 우리 인간의 머릿속에는 순간적으로 백뇌가 꽃피었다가 사라지죠. 바로 그 백뇌로 인해 순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그 백뇌가 잠깐 꽃피웠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닌, 영원히 피어 성장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두고 보십쇼. 전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답니다.”
“이벤트요?”
“네, 이벤트!”
“어디서 무슨 행사를 하실 계획이세요?”
“하하하하! 사람들은 이벤트를 무슨 행사라고만 생각하지만 이벤트의 진정한 의미를 잘 알아야 해요.”
“이벤트……. 이벤트가 행사 아니었나요?”
“아 하하하! 음, 제가 진정한 이벤트의 의미를 예로 들어볼게요.”
단비는 박주용의 다음 말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웃음소리가 호탕하고 멋지다. 잘생긴 입과 턱만 바라보고 있다. 눈을 어디에 둬야할 지 모르겠던 차에, 입과 턱을 보고 있으니 편했다.
‘아, 저 잘생기고 고른 치아. 코……. 턱……. 어쩜 저리 잘생겼을 까.’
“이벤트란 말이죠. 예를 들어, 음……. 아하! 돼지가 사자를 잡아먹는 거죠. 돼지에게 잡혀 먹히는 사자 보셨습니까?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랍니다. 돼지가 사자를 잡아먹고 나서 비행기를 몰고 하늘을 날죠. 푸슈우웅!”
풋, 하고 단비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놀랍고 획기적이죠? 이벤트란 바로 놀랍고 획기적인 거랍니다. 전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획기적인 일을 계획하고 있어요.”
“이벤트요? 호호!”
“네, 이벤트! 제가 반드시 기적을 일으켜보겠습니다. 기적 중에서도 획기적인 기적이 될 것입니다. 전 분명한 목표가 있답니다. 백뇌를 다시 꽃피워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 한 때는 우리와 같은 행복한 삶을 살아갔지만 기인이 되어버린 슬픈 사람들까지, 그들의 몸을 다시 정상으로 되돌려 행복한 삶을 되찾아 줄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시작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겠지요. 한 송이 꽃이 피어나면 산과 들에는 수천, 수만 송이의 꽃이 피어나잖아요.”
단비는 박주용의 얼굴을 다시 보았다. 이건, 정말 멋지잖아. 멋져도 너무 멋졌다. 이 남자의 꿈이, 이 남자의 확실한 목표가. 이 남자의 잘난 외모가! 또 혈인이든 기인이든 사람과 행복을 생각하는 그의 아름다운 사상이!
이쯤에서 젊은 여성 신도들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기, 신도들은요?”
“언론에서는 신도라고 했죠? 하하, 신도들이 아닙니다. 다 제 친구들이랍니다. 언론에서 밝힌 것처럼 150명? 하하하, 그리 많은 수도 아니에요. 열 손가락 안에 들어요. 저 역시 교주가 아니라 이 연구소의 소장이랍니다. 하하하! 제 친구들이 홧김에 장난친 거죠. 우주인과 대화를 나눈다! 하하하!”
박주용은 목젖이 보일 정도로 호탕하게 웃었다. 단비는 대충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 알 것 같았다.
“화이트브레인은 성장환경과 그 부모가 주는 사랑에 따라 크기가 다르고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천차만별로 다르답니다. 제가 최근에 밝혀냈지요. 네이쳐(*Nature,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저명하다고 평가받는 과학 저널)를 통해 세상에 알렸고요. 단비씨께서 알고 있는 신도들은(여기서 또 웃음) 잃어버린 화이트브레인을 찾고자 연구에 동참하고 있는 한 식구인거죠. 화이트브레인은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빨리 사라졌다가, 불행을 깨고 행복을 되찾으면 다시 자라납니다. 뭐, 더 많은 연구를 해야 되겠지만 지금까지 밝혀낸 것만도 굉장한 업적을 이룬 거죠, 그래서, 공격 받았나 봅니다.”
“그럼, 혹시 그 신도들로 생체실험? 호호호! 아, 죄송합니다.”
단비는 여유 있게 농담한다.
“아하하, 그걸 어떻게 아셨죠?”
박주용도 맞장구를 친다. 두 사람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박주용이 정색하고 말한다.
“그럴 수가 있나요. 뇌를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월이라는 초음파 장비가 있답니다. 꼭 미용원에 있는 파마 기계처럼 생겼죠.”
박주용은 양손으로 단정한 스포츠머리를 감싼다.
“월을 통해 피 한 방울 보지 않고 연구하고 있답니다.”
“아, 네.”
피 한 방울 보지 않고……. 단비는 왠지, 느낌이 이상해졌다.
단비는 박주용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었다.
“저기, 피아노를 정말 잘 치시던데요.”
“취미일 뿐이랍니다.”
“취미인데, 그렇게 잘 치세요? 와, 연주자 저리 가라에요!”
단비는 두 손을 가슴에 꼭 모으고 말한다. 그 모습이 정말 순진한 소녀 같다. 담배, 술 이런 거 전혀 모르는…….
“0.3평의 기적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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