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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모음집

내 생의 봄날은

아프지 마

by 임경주


등 뒤로 계곡이 흐르면 좋겠다

물소리 따라 마음이 맑아져

뛰놀던 아이들 물에 들어가면

흙탕물 일어나고

빨래하는 누나들이 소리친다


뱀 잡고 개구리 잡던 친구들이

앞에 있으면 좋겠다

그때처럼 웃고 떠들고

돌멩이 던져 물수제비 뜨고

젖은 바지 걷어 올리고

얼굴에 햇살이 번지면 좋겠다


그늘진 바위에 앉아

누군가가 가져온 라면을 부숴 먹고

바람이 살짝 불면

우리의 봄날이 흔들려도

그저 웃음으로 넘기던

그 시절이 다시 오면 좋겠다​


지금은 도시의 소음 속에 살지만

마음 한편엔 늘 그 계곡이 흘러

누나의 목소리, 친구들의 웃음소리

잊히지 않는 봄날의 합창​


내 생의 봄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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