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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모음집

기도

난생처음

by 임경주




하나님


저는 복을 바라는 기복 기도

살면서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그냥 내 척추 하나만 믿고 의지하고 살아왔죠


이 정도 어려움 술 안주거리도 아니란 걸 잘 알아요


더 사신 분들껜 부끄럽지만

저 그래도 좀 살았어요


전 어렸을 때 어른들

특히 아버지

저도 그 나이 되면

무림고수나 초능력자들처럼

뭐가 있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아무것도 없네요


수 없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섰고

그때 내 옆에 누가 있었는지

소중한 사람들

잊으면 안 되는 거만 기억해요


그래요

살면서 수없이 흔들렸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도 나를 붙잡아준 건

사랑과 믿음이었죠


어쩌면 내가 나를 믿기 전에

당신은 이미 나를 믿고 있었는지 몰라요


그게 얼마나 큰 힘이었는지

이젠 알아야 될 때도 된 것 같은데

전 여전히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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