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존엄성 회복
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어
그녀도 한때는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었을 테고
예뻤을 거야
낡은 꽃무늬 바지를 입은 그녀가
낡은 니어커를 끄네
저 니어커
물론 처음에는
누군가의 손을 타지 않은 새것이었을 텐데
그 때는 그녀의 것이 아니었겠지
어쩌다 돌고 돌아 그녀에게까지 오게 되었을까
주인을 닮은 낡은 니어커는
곧 끊어질 것만 같은
생명줄 닮은 새카만 낡은 고무바로
종이상자를 그녀의 키보다 훨씬 넘게
차곡차곡 가득 싣고 멘다
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네
사막의 낙타보다 더 힘들고 고난해 보여
낙타의 혹 같은 등 위로 태양이 빛나면
어둠은 물러나지만
그녀를 피해 지나가는 도시의 차량들
누군가는 욕을 하네
그녀의 손에 수거된 파지는
재활로 생명을 얻을텐데
그녀의 생명은 다해가네
너무 힘들어 새끼에게 젖을 주지 못하는 낙타는
오늘도 한모금 물을 입에 적시고
주인을 위해 니어커를 끄네
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네
끝나지 않는 사막을 걷네
혹 같은 등 위로 도시의 태양이 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