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네

인간의 존엄성 회복

by 임경주


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어

그녀도 한때는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었을 테고

예뻤을 거야


낡은 꽃무늬 바지를 입은 그녀가

낡은 니어커를 끄네


저 니어커

물론 처음에는

누군가의 손을 타지 않은 새것이었을 텐데

그 때는 그녀의 것이 아니었겠지

어쩌다 돌고 돌아 그녀에게까지 오게 되었을까


주인을 닮은 낡은 니어커는

곧 끊어질 것만 같은

생명줄 닮은 새카만 낡은 고무바로

종이상자를 그녀의 키보다 훨씬 넘게

차곡차곡 가득 싣고 멘다


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네

사막의 낙타보다 더 힘들고 고난해 보여


낙타의 혹 같은 등 위로 태양이 빛나면

어둠은 물러나지만

그녀를 피해 지나가는 도시의 차량들

누군가는 욕을 하네


그녀의 손에 수거된 파지는

재활로 생명을 얻을텐데

그녀의 생명은 다해가네


​너무 힘들어 새끼에게 젖을 주지 못하는 낙타는

오늘도 한모금 물을 입에 적시고

주인을 위해 니어커를 끄네


그녀의 등은 낙타를 닮았네

끝나지 않는 사막을 걷네

혹 같은 등 위로 도시의 태양이 빛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