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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모음집

빛과 그림자

A STAR IS BORN

by 임경주


무대 위의 불빛은 언제나 따뜻해

처음 그가 내 손을 잡고 무대 위로 이끌었을 때

나는 그 빛이 영원히 우리 둘을 비출 줄 알았어


그의 눈빛은 내가 노래하기 전부터

이미 나의 멜로디를 알고 있었어

그 순간

나는 사랑이란 서로를 비추는 것이라 믿고 말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어

빛이 강해질수록 그림자도 짙어진다는 걸


그는 나를 위해 물러섰고

나는 그를 위해 앞으로 나아갔어


박수갈채는 나를 향했지만

그의 고독은 점점 더 깊은 곳으로 가라앉았어


나는 노래했고 그는 침묵했어

나는 빛이 되었고 그는 그림자가 된 거야


그의 마지막 노래는 말이 없었어

그저 나를 바라보던 눈빛

그 안에 담긴 모든 사랑과 슬픔이 그의 유언이었어


나는 그를 잃었고 동시에 나를 찾았어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내 안에 살아 있어


내가 노래할 때마다

그의 숨결이 내 가사 사이를 흘러


사람들은 나를 빛나는 스타라 불러

하지만 난 알아


내가 빛날 수 있었던 건

누군가가 나의 그림자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라는 걸


그래

그 그림자는

지금도 내 노래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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