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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홍화 06화

홍화 #3

사탕키스?

by 임경주


도윤의 집.

도윤은 아버지의 저녁제안을 선약핑계를 둘러대고 집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호주머니에서 달팽이집을 꺼내 식탁 한 가운데에 올렸다.

“그만 나오시지?”

웅.

달팽이집이 회전을 시작했다. 나선이 총7개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각자의 방향과 속도를 유지하며 불규칙하게 돌아갔다.

웅웅.

회전이 전체적으로 빨라진다. 그러다 벌러덩 뒤집어졌다.

입구가 천장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입구에서부터 머리부터 쏙 빠져나왔다. 신기하게도 빠져나올 때는 아주 작은데 일단 빠져나오면 정상인의 크기다.

온통 새빨간 얼굴의 소녀? 아니 요물은 코부터 킁킁 거렸다. 요리조리 고개를 돌려 도윤의 방을 살펴보는 눈빛에는 이게 다 뭐지? 하는 놀라움과 경계심이 교차하고 있었다.

“동사십낭은 확실히 없군.”

‘동사? 뭐?’

도윤이 기겁한 표정으로 홍화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 때였다.

“영차.”

몸이 쑥 빠져나왔다. 양팔과 양다리가 다 빠져나와 식탁 위에 섰다. 하지만 등이 붙잡혔다. 마치 꼽추처럼 등을 펴지 못했다.

달팽이집의 회전이 멈추었다.

“도령 아까는 고마웠소이다.”

도윤이 아찔해 자신의 뺨을 꼬집어 본다.

“진짜네. 진짜야. 꿈이 아니야.”

“내 지금 도령의 심정 다 이해하오. 홍화. 내 이름이오.”

홍화가 신기한 눈으로 주변을 계속 둘러본다. 도윤의 반응은 더 이상 관심없었다. 식탁에서 훌쩍 뛰어내려 소파에도 앉아보고 커피머신도 건드려본다.

“잠든 사이에 세상이 또 많이 바뀌었나 보오. 흠 요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이요?”

홍화가 화장실 앞에서 좌변기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건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는... 요강?”

“아 요강. 요강이 이렇게 변했구려. 도령. 이것은 또 무엇이오?”

홍화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거울의 자신을 보고 흠칫 놀란다. 요리조리 얼굴을 살펴보고 또 살펴보다가 칫솔을 집어 들었다.

“칫솔이라고 치아를 닦는...”

“치아를 닦는다.”

도윤이 이 했다. 그러자 홍화가 도윤의 칫솔을 들고는 거울을 보며 도윤처럼 이 하고 입을 벌린다.

도윤이 양치하는 흉내를 냈다. 홍화도 따라했다. 하지만 뭔가 어색했는지 칫솔을 내려놓고는 전기면도기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면서 할 말은 다 한다.

“동경이 참 맑아졌구려.”

“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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