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엔지니어
무간실.
홍화와 도윤의 입장은 서로 달라도 너무 달랐다.
홍화의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오직 단 하나. 이곳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동사십낭을 제압할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홍화와는 달리 도윤은 천하태평이었다. 아주 신났다.
“오예!”
홍화의 눈에 도윤은 철부지 도령이었다. 지금 자신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도 그저 눈앞에 펼쳐진 거짓 자연광경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이다. 수영하고, 서핑하고, 지나가는 예쁜 아가씨들에게 눈 돌아가고 술 찾아다니면서 마시고 휘청거리고.
뭐야, 꽤 마셨는데?
“도령. 그만 놀고 작전을 좀 짭시다.”
“와 홍화님. 우리 홍화님. 오구 오구 우리 달팽이 홍화님. 안녕하십니까?”
도윤이 꾸벅 인사를 한다.
“도령. 취했습니까?”
“네. 저 좀 취했습니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요. 좀 마셨습니다. 근데 무슨 작전이요?”
도윤의 두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고 있다.
“아니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 마냥 넋 놓고 놀 분위기는 아니잖소?”
“그렇다고 딱히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소?”
“도령 말투가 왜 그러오?”
“홍화 그댈 따라 하는 거오.”
“도령.”
“그래 홍화야. 말해 보거라.”
“도령. 너 죽고 싶냐?”
“....”
“장난 그만하고 좀 진지해집시다. 언제까지 여기에 갇혀 살 순 없잖습니까?”
“그래서 홍화님은 무슨 방법이 있소?”
“없으니까 머리 맞대고 작전을 짜자는 거 아닙니까? 지금!”
“그러다 정분나오. 얼레리꼴레리.”
“....”
“오늘은 그냥 서로 각자 노는 게 최선이오.”
“도령!”
“아 깜짝이야. 왜 자꾸 소리를 지르시오? 나 귀 안 먹었소이다. 주모! 주모? 오늘 술값은 외상이오.”
“하! 도령 내 다시 말하지만... 천년을 기다려왔습니다. 천년이요. 자그마치 천년이라고요. 도령이 그 기나긴 세월을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요?”
“간음이요?”
“가늠! 어우!”
홍화가 답답해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치는데 도윤은 지나가는 금발 외국인 아가씨에게 영어로 말을 걸고 신났다.
홍화가 열받아서 바다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도윤이 수영복 가게에 들러 삼각팬티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손에는 또 다른 수영복을 들고는 건네준다.
“입으시오.”
“에구머니나!”
“뭐야. 왜 놀라는 데?”
“옷차림이 그게 뭡니까? 흉측하게 시리.”
“다 이러고 다니잖아. 왜 나한테만 그래?”
“동사십낭 고년의 눈속임을 도령이 왜 따라 하는 겁니까? 그리고 지금 이런 요상한 걸 나더러 입으라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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