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달린 것들이란
-신조(神鳥)는 이무기사냥꾼과 함께 이무기들의 천적이다.-
도윤과 홍화는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갔다.
홍화가 동사십낭에게 귀싸대기를 연달아 얻어맞은 사건은 지켜보는 사람이나 얻어맞는 사람이나 똑같이 괴로운 것이었다. 이 사건은 두 사람에게 자존심의 상처를 주었고 그 상처는 자극이 되어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게 된다.
도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호흡하며 내단을 통해 홍화의 기억을 따라간다.
반쪽 내단에 담긴 500년의 기억 속에는 도윤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사건사고들이 많았다.
그 예로 하나를 들자면 홍화는 대륙으로 넘어가 임조영을 사조로 하는 고묘파의 옥녀심경을 익혔다. 도윤이 홍화의 기억을 따라가 옥녀심경의 심법을 받아들이고 그 초식을 연마해본다. 500년의 내단이 가진 힘은 실로 엄청났다. 도윤이 그 정수를 깨우치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한 시간이었다.
내단이 뿜어내는 기운은 미려혈(꼬리뼈가 항문 쪽으로 푹 꺾이기 직전에 위치)을 통해 척추를 지배하는 독맥을 타고 올라간다. 이 때 발바닥 용천혈을 통해 올라와 무릎을 지나 가슴을 타고 오른 기운은 니환(대뇌)의 꼭대기에서 빠르게 회전하고 독맥을 타고 올라온 기운과 하나로 합쳐진다. 도윤의 손짓에 해변의 모래가 공중으로 떠올라 분산되었다가 다시 하나로 뭉쳐진다. 도윤이 꽉 쥐었던 주먹을 쫙 펴자 공처럼 뭉쳐졌던 모래가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산탄총의 위력처럼 파라솔을 뒤로 날려버리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옥녀심경은 임조영이 전진검법을 깨뜨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전진검법의 초식을 꼼짝 못하게 무력화시킬 수는 있지만 동사십낭의 높은 요력에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도윤은 다시 눈을 감고 홍화의 기억을 따라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도윤은 신비한 새를 만났다.
신조(神鳥)였다.
신조는 새 하얀 공작의 형태로 한 남자의 어깨에 발톱을 박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남자.
남자는 이무기사냥꾼이다. 그의 검술은 홍화의 기억에 없었고 이무기를 단칼에 베어버리는 솜씨에는 자비란 없었다. 거기에 신조는 남자가 놓친 이무기를 끝까지 추적해 부리로 쪼아 먹었다.
도윤은 신비한 새 신조보다 남자에게 집중했다. 그의 무시무시한 검술을 익혀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기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뭐지?”
도윤이 두 눈을 번쩍 떴다.
“홍화!”
“네, 도련님.”
이제는 홍화가 도윤을 도련님이라 부르고 도윤은 홍화를 편하게 부른다.
“방금 홍화의 기억 속에서 신비한 새와 그 새의 주인인 남자를 보았어.”
“오. 신조와 이무기사냥꾼 현무진이로군요.”
“신조? 이무기사냥꾼 현무진? 홍화랑 서로 아는 사이였어?”
“아니요?”
홍화의 양 볼이 발개진다. 바로 그 때였다. 두 사람이 갇혀 있는 무간실이 전체적으로 출렁거렸다. 이랑의 반응 때문이었다. 이랑이 두 사람의 대화내용을 감시하고 있다.
도윤이 쉿, 하며 주의를 주었다. 귓속말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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