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홍화 18화

홍화 #15

너의 자격

by 임경주


도윤이 두 눈을 감고 홍화의 기억을 따라간다. 동사십낭이 무간실을 모니터링 하다가 귓속말부터 시작해 일곱 신부로 인해 홍화의 표정과 말투가 바뀌는 것에서 충분히 의심을 가질 것이다. 도윤은 동사십낭이 또 쳐들어와 행패를 부릴 시간이 임박해져 왔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홍화가 또 얻어맞고 수모를 당하는 모습 절대로 보고 싶지가 않았다. 무력한 상태로 입도 벙긋 못한 자신이 너무 미웠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고 했던가? 내단의 힘에 의해 홍화의 기억을 따라가던 도윤이 홍화의 특정 기억에서 멈추었다.

도윤이 홍화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도윤이 지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인데, 그 손이 붉은 색이 사라지고 희고 가늘어졌다. 굉장히 예쁜 손으로 변한 것이다.

연회장이었다. 왕으로 보이는 자가 옷고름이 다 풀어진 상태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가까이 다가온다.

“백련아. 이리 오너라.”

백련?

도윤이 고개를 돌려 동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홍화는 무희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얼굴도 완전 다른 사람이었다. 도윤이 깜짝 놀란 그 때 기억이 넘어갔다.

고려시대인지 조선시대인지 불분명하다. 지금 홍화가 서 있는 장소는 여러 사람들이 붙잡혀 있는 감옥 앞인데 이 감옥이 방금 주정뱅이 왕이 지배하고 있는 한 나라 수도의 감옥인지 아니면 어느 지방관리의 감옥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홍화가 감옥 안에 갇혀 있는 이 사람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연회장에서부터 변신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포로들이 탈출해 새벽의 어둠을 타고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홍화가 다시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왔고 도윤이 두 눈을 번쩍 떴다.

기문둔갑 제8장 둔갑술이었다.

도윤이 심장이 벌렁거리는 그 때였다.

“도령. 뭔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시오? 그리고 지금 정원을 관리하는 것이오? 아니면 신경질대로 막 잘라대는 것이오?”

“홍화.”

“네?”

도윤이 하마터면 둔갑술에 대해 소리 내어 물어볼 뻔했다. 주변 눈치를 살피더니 홍화의 귀를 빌렸다.

홍화가 간지러워 꿈틀꿈틀 거리는 그 때였다.

무간실 한쪽 공간을 찢고 동사십낭이 들어왔다.

홍화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도윤도 깜짝 놀랐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임경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장르작가 임경주입니다. 반갑습니다. 장르소설도 사랑해 주세요. 네? 아 저 infj입니다.

17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0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7화홍화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