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홍화 19화

홍화 #16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몰라

by 임경주

폭주다.

도윤의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는 순간이었다. 동사십낭의 입이 쩍 벌어지는가 싶더니 턱관절을 무시하고 180도로 벌어졌다. 몸이 탈피와 함께 거대한 뱀으로 바뀌었고, 거꾸로 매달려 있는 도윤을 상대로 꼬리부터 돌돌 말아 먹이를 제압하기 시작한다. 부적에 의해 타올라도 동사십낭은 한 번 정한 먹이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계속 조인다.

도윤이 비명조차 내지르지 못한다. 아나콘다처럼 먹이를 통째로 조이는 힘이 무시무시하다. 이대로라면 도윤의 몸은 뼈가 부서지기 시작해 척추까지 부러진다.

홍화가 달려와 전기톱을 들어 때리다가 시동을 걸고는 베고 또 베지만 소용없다.

외부의 자극이 있는 만큼 먹이를 조이는 힘이 더 강해지고 있다.

도윤의 의식이 점점 멀어져간다.

“안 돼! 그만해! 제발 그만해!”

홍화가 울부짖는다. 그 울부짖음이 전기톱소리를 뚫고 도윤의 귀에 와 닿았다.

홍화.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도윤의 양쪽 눈에서 눈물이 새어나왔다. 이제는 끝이었다.

도윤이 두 눈을 감는 순간이었다. 도윤의 의식은 홍화의 기억을 따라 석묘에 위치해 있다.

기문둔갑 제8장 둔갑술.

‘감사합니다. 홍화 주만동 장문인께서 펼치신 기문둔갑술 봉황의 찬란한 모습을 잊지 않겠습니다.’

홍화가 미친 폭군 왕 앞에서 백련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구하기 전의 기억이었다.

도윤의 눈앞에 외줄에 등을 의지한 채 잠들어 있는 현무진이 보인다. 그 옆구리에 차고 있는 혼멸검과 꾸벅꾸벅 졸고 있는 부엉이를 닮은 신조까지.


혼멸아. 신조야.



도윤이 기문둔갑 제8장 둔갑술을 펼쳤다.

부처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

“!”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임경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장르작가 임경주입니다. 반갑습니다. 장르소설도 사랑해 주세요. 네? 아 저 infj입니다.

177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7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0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