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핫배지 #5

나침반의 방향설정

by 임경주




일요일이 되었다.

“야, 여긴 안 돼!”

“이런, 숙맥!”

인성이 휘나의 팔을 붙들고 억지로 끌고 들어간 곳은 멀티방.

“정학먹는단 말이야.”

“정학? 정학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선배들 멀티방 들락거리다가 정학먹었잖아.”

“호식이랑 그 똘마니들? 그게 멀티방 들락거리다가 정학먹은 거냐? 알려면 똑바로 알아라.”

“그럼 왜 그랬는데?”

“호식이는 그 전부터 문제가 많았지. 정애(수학선생) 화장실 도촬에, 교내폭력에 복잡했어. 멀티방은 꼰대들 벼르고 있다가 딱 걸린 거지.”

“그래! 그래서 멀티방 출입하다 걸리면 앞으로 무조건 정학이라고 했잖아. 나, 안 돼. 간다.”

휘나는 재빨리 뒤 돌아 문을 열고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엉덩이가 크게 흔들거리는 것이 나름대로 열심히 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딱 열 한 발자국 움직이고 손목이 붙잡히고 말았다.

“아 진짜! 꼰대들 겁 줄려고 하는 소리 가지고 쫄기는.”

“아, 아아! 아파!”

검도로 단련된 인성의 손힘은 무척이나 강했다.

“들어갈래? 말래?”

“아, 아아! 정학 먹으면 책임 질 거냐?”

“정학 안 먹는 다니까? 걸려야 정학을 먹지.”

“꼰대들 뺑뺑이(순찰) 돌고 있을 지 어떻게 알아!”

“아, 진짜! 걸려도 반성문 한 장이면 끝나. 가자!”

“알았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먼저 놔.”

“또 도망치면 강제로 끌고 간다. 약속.”

“알았어. 알았다고.”

“약속해.”

“알았어. 약속.”

“좋아.”

인성이 안심하고 손을 놓자 휘나는 다시 재빨리 계단을 뛰어 도망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머리카락이 통째로 붙잡히고야 말았다.

“아악!”

이게 무슨 사과냐! 휘나는 개처럼 끌려 멀티방에 다시 들어갔다. 휘나는 인성에게 당한 악몽을 깨끗이 털어내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방시은 앞에서 개망신 당한 사실을. 남자가 여자의 도움을 받다니! 그러나 그 때의 악몽은 다시 선명하게 되살아나고야 말았다.

멀티방은 노래방과 PC방 그리고 여관방을 합쳐놓은 방을 말한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비행과 탈선의 주요장소인 곳이다.

인성이 맥주를 건네며, 담배까지 권한다.

휘나는 맥주를 따서 벌컥 마시더니(집에서도 아빠 맥주를 가끔 마시긴 했다.) 피우지도 못하는 담배를 억지로 입에 물었다. 담배를 거부하면 또 피울 때까지 강요할 것 같았고 한편으로는 호기심도 강하게 일었다.

한 모금 빨자 기침이 심하게 터져 나왔다. 곧 오바이트 할 듯 콜록거리는 기침소리에 섞인 인성의 호쾌한 웃음소리.

“하하하하!”

“으아, 이런 게 뭐가 좋다고 피워?”

그렇게 말하면서도 또 한 모금 빨고 있다. 또 기침이 심하게 터져 나온다. 방금 마신 맥주가 다시 넘어올 것만 같았다. 술기운까지 돌자 휘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잠시 쉬는 시간.

휘나는 인성에게 코피소녀를 만났던 일을 자세하게 얘기했다. 그러나 방시은을 조금 닮았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방시은이 요즘 눈에 가끔 밟히고 있다는 것, 이것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절대비밀로 하고 싶었다.

“정말?”

“그렇다니까. 실물은 더 예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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