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다시 만난 두 사람.
“우와, 정말 많이 벌었네? 그럼, 내가 번 돈까지 합쳐서 오빠가 보관해. 자, 170만 원.”
“응? 아냐, 난 돈 관리 못해.”
“그럼 내가 할까?”
“그래.”
그러나 그 뒤로 며칠 뒤, 휘나는 민희에게서 못 보던 물건을 보았다.
“어, 가방 예쁘다. 새로 샀어? 바네통인가?”
“이, 이거? 응, 아빠가 사줬어.”
“그래? 좋겠네.”
“으, 응.”
“근데, 일본은 언제 가지?”
“일본? 오빠는 참. 겨우 비행기 값만 가지고 어떻게 일본을 가? 동해나 잠깐 갔다 오지 뭐.”
“아냐. 내 저금통 헐고 아빠한테 돈 좀 뜯어내면 충분히 갔다 올 수 있어.”
민희는 휘나의 말에 깜짝 놀라 반색한다.
“아냐, 아냐. 그렇게까지 가고 싶지 않아.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많을 텐데. 뭐, 그냥 바닷바람이나 쐬고 오자. 우리나라 동해도 좋아 오빠.”
“그래? 동해도 좋지. 근데, 일본 가보고 싶은데……. 맘먹었을 때 가자! 응? 헉!”
휘나는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재빨리 가방에서 화장지를 꺼냈다. 민희가 코피를 철철 흘리고 있다.
다음 날,
학교에서 휘나는 인성의 손목에 걸린 새로운 시계를 발견했다.
“오, 시계 멋진데?”
“멋지냐? 너 가질래? 난 이런 거 귀찮아서 못 차고 다니겠더라.”
휘나는 인성이 시계를 풀어주며 자랑하자 손목에 차보며 묻는다.
“샀어? 괜찮은데?”
“아니, 누가 사주더라.”
“메이커 있는 거네. 이걸 내가 왜 가지냐?”
휘나는 시계를 돌려주며 누가?라고 묻고 싶었지만 묻지 않았다. 누군지 알 것 같았다. 그러나 일부러, 굳이 확인하고 싶지 않다. 인성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
배화여고 점심시간,
“으아, 이 물 냄새를 언제까지 맡아야 해?”
민희가 코를 막으며 말한다. 갈색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줄이 배식장소부터 식당 정문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차례대로 식당 안에 막 들어서자 취사장 특유의 냄새가 민희의 코를 자극했다. 뒤에서 복순이가 말한다.
“당연히 졸업할 때까 지지.”
“나, 매점에서 라면 먹을래.”
“정말? 나도!”
민희와 복순이는 곧장 줄을 이탈해 매점으로 달렸다. 매점에 마련된 식탁에 앉아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두 사람. 복순이가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말했어?”
“뭘?”
“그 새댁오빠 말이야.”
“뭘 말해? 알아서 떨어져 나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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