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베오니 블란쳇
도망치듯 빠르게 물러나는 새벽의 어둠. 가로등이 하나둘 꺼지고 있다.
어느새 놀이공원의 상징 원형 탑 끝에 걸린 붉은 태양.
새 옷으로 단장한 울창한 숲은 아침이슬을 떠나보내고…….
플라타너스 가로수가 예쁜 강변도로를 따라 가볍게 달리는 사람들의 상기된 얼굴 사이로, 파르스름한 까까머리, 예쁘장한 두상에 금강원을 번쩍이며 휘나가 달리고 있다.
땀에 흠뻑 젖은 몸은 물에 풍덩 빠졌다가 나온 것만 같았다.
“학생, 너무 무리하지 마. 살이 너무 빠졌어.”
마주쳐 달려오는 뚱뚱한 아주머니가 휘나를 향해 말했다.
“더 뺄 거예요!”
씩씩한 외침 속에는 명랑함이 담겨있다. 그래, 더 뺄 거다. 힘차게 달리는 휘나의 귀에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갈색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문 앞에서 한 참을 서 있다가 무얼 훔친 듯 놀라서 도망치던데?
이건 그 여학생의 안경이라고, 검은 뿔테 안경을 건네받았다.
“날 알고 있어. 날 만나러 왔던 거야.”
휘나의 입에 매우 상쾌한 미소가 번진다. 곧 만날 수 있다는 기대. 그것이 휘나를 더욱 열심히 뛰게 만들었다.
한참을 뛰다보니, 휘나의 눈에 빌로우 코리아 본사 빌딩이 한눈에 보였다. 회사정문 앞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머리에 붉은색 띠를 두르고 주먹을 높이 휘두르며 투쟁을 외치고 있었다. 듣자하니 온몸에 휘발유를 붓고 분신자살한 노동자도 있다고 했다.
일방적인 해고와 임금삭감.
매년 흑자를 내면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버린 것은 외투기업의 횡포였다.
외투기업, 참 문제라니까.
휘나는 기분이 몹시 씁쓸해졌다. 기분이 축 쳐지니, 부정적인 생각이 뇌를 강하게 지배했다.
‘내 얼굴을 보고 실망해서 가버린 걸까? 휴, 그런 건가?’
힘차게 뛰던 발이 천천히 멈춰 섰다.
집에 들어온 휘나는 옷을 모두 벗고 체중계 위에 올라섰다.
75킬로그램.
“5킬로그램이나 또 줄었다!”
휘나의 입 꼬리가 씩 하고 올라갔다. 어느새 20킬로그램이나 빠졌다. 그러나 휘나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 표정이다.
“아직 당당 멀었어, 조깅 후 최소 1시간 동안은 물 한잔도 마시지 말라고 했겠다.”
어금니를 악물며 샤워실로 직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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