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증
눈물로 그리움을 지우려하지 마세요, 가슴에 온통 슬픔만 더 번진답니다.
지금 나랑 뭔 상관이 있다고, 자꾸 눈에 들어온단 말이냐!
휘나는 금강원이 머리를 강하게 조여오자 벌떡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도서관을 빠져 나와 무작정 걸었다. 걷다보니 어느새 점심이 되었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계속 걷다보니 배화여고 담벼락을 따라 걷고 있었다.
여긴 왜 온 걸까? 시은이를 향한 정리되지 않는(정체를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미지의 핫배지 주인공에게로 향하게 하고 있었다. 남들 보는 눈이 있어서 교문 앞을 서성거릴 수도 없기에 그냥 천천히 지나쳤다.
휘나는 가방에서 케이스에 고이 보관해둔 안경을 꺼내 써보았다.
많이 어지럽다.
이 녀석, 눈이 이렇게 나쁜 거였어? 그래도 참고 안경을 벗지 않는다.
휘나는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았다.
그 얘 역시 이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겠지.
흐린 여름날이다.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듯 흐렸다.
그렇지만 자살을 결심했던, 휘나에게는 너무도 멋진 세상이고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이 좋은 세상을 왜 떠나려고 했을까?
순간, 베란다를 넘어가려고 했다가 핫배지가 울려 살아나게 된 아찔한 기억이 떠오르니,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휘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박민희, 그 아이라면 혹시 나와 핫배지가 울린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여기서 인성이랑 그 난리를 쳤으니 말이다.
쓰러지기 전, 민희 옆에서 느껴졌던 시선.
휘나는 핸드폰에서 민희의 번호를 찾아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에도 시은이로부터 문자가 왔는지 확인해보지만 역시나 없었다. 몇 번 울리지도 않아 민희가 전화를 받았다.
“여, 여보세요?”
상대방이 수화기를 든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숨소리가 강하게 들려왔다. 휘나는 침착하게 말했다.
“나 휘나야.”
“뭐야, 자식아.”
인성의 목소리다. 깜짝 놀라 핸드폰을 꺼버리는 휘나. 심장이 벌렁벌렁 뛰는 데 핸드폰이 다시 울린다. 인성이 전화를 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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