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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동댁 Jan 05. 2022

다시 보는 삼둥이네 먹방

 유튜브로 동영상 하나 검색해서 보다보면 유사한 카테고리로 끊임없이 올라온다. 어느 날 어머 내가 왜 이런걸 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평소 티비 프로그램 중 맛있는 녀석들의 오래된 팬이라 방송 외에 하이라이트로 유튜브에 올라올 때가 있어 가끔 볼 때가 있다. 여기서인지 아니면 육아 동영상으로 확장되어 나온 건지는 알 수가 없는데, 오늘 유튜브를 켜니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왔던 삼둥이네 먹방이 올라왔다. 하나 보고 나면 또 하나가 올라와서 몇 개를 시시덕거리며 봤다. 올라온 연도를 보니 2014~2015년 삼둥이네가 3살 정도 되는 시기였다. 포크질이 잘 안되지만 그게 어떻든 애써서 쉼 없이 음식을 입으로 집어넣고, 어른수저로 아기가 벌릴 수 있는 최대한 크게 입을 벌려 밥을 먹는다. 먹다 모자라면 옆에 앉아 있는 형제의 밥도 뺏어먹고, 그래도 안차면 발음도 안 되는 소리로 “이모님, 민국이 공기밥 주세요.”를 외친다. 그 속도를 미처 식당이모가 못 따라가면 급기야 대하구이 밑에 깔린 왕소금을 밥으로 착각해 퍼먹다 뱉어내는데, 귀엽고 안쓰러운 그 모습에 낄낄 소리내어 웃고 만다.



 그걸 보고 있자니 갑자기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지금이 얼마나 빛나는 시절인지 아이들이 알까. 모르기에 더 빛이 나겠지. 음식점이고 놀이동산이고 아무렇지 않게 다니며 마냥 해맑게 웃고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큰 소리로 떠들어대고 작은 것에 행복한 미소 짓는, 딱 그 시기만 허락되는 아이들의 모습. 너무 맑고 투명한 것이 내 손에 들어와 금방이라도 사라져버릴 것 같아 두려워지는 기분. 그런 느낌. 아마도 그 시기를 지나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이라 그런가보다. 더 크지 말고 천천히 자라줬으면 한다는 선배 맘들의 말들이 가슴깊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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