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하게 지냈던 동료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친절하고 멋진 사람인데 가까이 지내면 조금 어렵고, 적당히 거리두면 참 좋은 사람. 그런 사이였던 동료였다.
잘 지내냐고, ** 결혼식에 갈 거냐고 한다. 읭? 하다가 이내 누구인지 떠올렸다. 아맞다.
나랑은 1년정도 같이 일했던 곱고 상냥했던 동료. 이 맘때쯤이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그리고 카톡 숨김친구방에 들어가서 프사를 확인하니 맞았다.
휴직할 때까지만 해도 단톡방에 있는건 오히려 감사했다. 소속감을 느끼며 이런저런 소식도 건네 들을 수 있고, 사람들이 나를 잊지? 않을 것만 같아서.
하지만 나는 여전히 휴직이고, 같이 일했던 동료들이 다른 곳으로 함께 이직했다는 소식을 듣고난 후부터, 나는 이제 갈 곳이 없다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단톡방에 매어있는 것이 세상 싫었다. 그리고는 단톡방에서 따돌림 아닌 따돌림이 시작되었다. 아니 내가 스스로 따돌림 당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들만의 세상은 시작되었고, 나는 조용이 그것을 지켜보았다. 갑자기 대화창이 올라오면 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한 느낌까지 들게 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자, 이 곳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날 며칠 고민을 하고, 또 했다. 그냥 나오면 되는 게 아니었던 거다. 함께 한 12년 인연을 내가 놓고 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가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함께 일하고 대화할 때 참 즐겁고 재밌었는데, 그것은 직장이라는 아주 단단한 울타리 내에서만 가능했던 일이었다. 끝내 나는 그 소속감과 인연을 놓고 나왔다. 아주아주 시원했지만 서운하기도 했다.
단톡방을 나왔던 일은 또 있었다.
7년전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 때가 황금연휴 첫 날이었다. 팀장님께 알리고 장례절차를 밟으며 손님접대를 하고 있었다. 이내 과 단톡방에서는 우리 아빠의 부고소식을 전하며 사람들의 대화가 이어졌다. 안됐다, 결혼날짜 3달 남겨놨는데 얼마나 슬프겠냐..
그건 내게 전하는 위로가 아니었고, 그들의 대화였다. 연휴 첫날이라 여행간 동료도 있었고, 장례식장이 지방이라 어떻게 갈지를 논의하는 데까지 말이 이어지자, 나는 단톡방을 나왔다. 내가 여기 있는 줄 몰랐던 걸까? 새로 만들었음 좋았을 것을.. 했었다.
과 단톡방을 나오고 난 후 나는 카톡친구를 정리했다. 단톡방은 나왔으나 프사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또 생각이 나서 가슴이 두근거리길래 숨김기능을 사용했다. 그래서 지금 단톡방에는 가족들과 가까운 지인, 소식알고 싶은 사람만 빼고는 숨겨져 있다. 그리고 몇 달에 한번씩 숨김에 들어가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며 근황을 보고는 닫는다.
이제 이 글을 쓰게 됐던 계기를 밝혀야겠다.
어제 연락왔던 그 단톡방에 있었던 동료는 내가 단톡방을 나갔던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ㅎㅎ 진짜 헉했다.
결혼식에 갈거냐고 하길래, 내겐 연락이 안왔다 했더니 본인도 단톡방에서 연락받은게 다다. 나는 단톡방을 나와서 몰랐다 했더니 깜짝 놀랜다. 실웃음이 터졌다. 나온지 1년 넘은 것 같은데,, 그간 대화가 아예 없었을리도 만무하고..
그리고는 다시 깨달은 게 있다. 남들은 내 삶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
여기에 이렇게 남에 대한 글을 써놓고도 누가 볼까 전전긍긍 쓸데없는 말은 안써야겠다 싶지만,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흠.. 가볍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