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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May 15. 2016

크레페케이크를 굽는 일

김영하의 '읽다' 중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은 것은 교유한 헤맴, 유일무이한 감정적 경험입니다.

이것은 교환이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한편의 소설을 읽으면 하나의 얇은 세계가 우리 내면에 겹쳐집니다.


저는 인간의 내면이란 크레페케이크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 개개인마다 고유한 내면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현대의 기업들은 우리를 소비자라 부릅니다.

구글 같은 기업은 우리를 빅데이터의 한 점으로 봅니다.

정당은 우리를 유권자로 여깁니다.

우리의 개성은 몰각되고 행위만이 의미 있습니다.

우리가 더이상 물건을 사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하지도 않으며,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있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가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몰개성적 존재로 환원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바로 우리안에 나만의 작은 우주를 건설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김영하의 읽다 중



어느날 나에게 다가온 한 문단의 짧은 글.

그래서 나는 내안에 크레페케이크를 한조각씩 쌓아올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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