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리뷰

by Shin Huiseon


드라마를 다 보고 밤에 잠을 잘 못 잤다. 드라마에 나온 배우 때문도, 명장명 때문도 아니었다. 여운 때문이었다. 확실히 노희경 드라마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내가 본 건 <거짓말>, <바보 같은 사랑>, <그들이 사는 세상> 정도인데 어릴 때 봤고 그땐 좋아했지만 노희경 작가가 <라이브> 같은 드라마도 잘 쓴다는 걸 몰랐다.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조금은 연애 감정도 있는 드라마를 나는 좋아한다. 어떤 사람들은 일할 땐 일만 하고 연애할 때 연애만 집중하는 드라마를 좋아하던데 나는 그렇지 않다. 사람이 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연애만 하는 것도 아니라서 둘 다 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노희경 작가는 경찰들이 촛불시위 때 경찰버스 뒤에 앉아서 컵라면 먹는 모습을 보고 이 드라마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에는 밥 먹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그게 다른 드라마와 달랐다. 보통 사건 사고가 일어나도 경찰이 하는 일처럼 보이는데 사람이 하는 일처럼 보이게 느껴졌다.

<재수사>라는 소설을 읽으면서 사명감을 가진 경찰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 소설에 자동차 회사를 다니다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경찰이 된 여자주인공(연지혜)이 나온다. 그땐 그냥 사명감을 가진 사람은 일반 사람들보다 멋있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다.

이 드라마에는 사명감을 가진 경찰 오양촌(배성우), 먹고살기 위해 경찰이 됐지만 사명감을 점점 쌓아가는 경찰 염상수(이광수), 먹고살기 위해 경찰이 됐고 사명감이 없는데 그 사실이 별로 부끄럽지도 않은 한정오(정유미)가 나온다. 경찰의 사명감이 무엇인지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 위한 빌드업이다. 장미(배종옥)는 한정오의 미래의 모습 같다.

오양촌을 보면서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가 생각났다. 가정이 불화하고 경찰이고 그래서 그런 느낌이 났다. 염상수는 키는 너무 크고 덜 잘생겨서 좋았고 한정오는 사람들 속에 있는 역할이라서 더 좋게 보였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보여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오양촌이 장미하고 이혼하기 전에 장미한테 하는 말. 왜 미리 경고를 안 해줬냐고.
엠티 가서 한정오가 최명호 경장하고 입맞춤하는 장면인데 지구대원들이 전부 다 보고 다 한 마디씩 하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사람들 속에 있는 느낌이 따뜻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오양촌이 자기 사명감이 어디 갔냐고 하는 장면인데.. 나는 그 장면을 보고 머리를 한 방 맞은 거 같았다.

이 드라마에 나온 사건들은 90%가 사실이라고 한다. 범죄 드라마, 사건 드라마는 많지만 이런 드라마는 보기 힘들다. 미국에서 리메이크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드라마의 한국적 상황(총기 금지)이 미국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거 같기도 하다. 나는 이 드라마의 시즌2를 무조건 기다려본다. 노희경 작가가 다시 한번 어떤 질문을 제대로 던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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