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많이 보게 된 계기가 있다. 잘생긴 배우도 좋지만 진짜 캐릭터에 맞게 배우가 연기를 잘하면 멋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트레이서에서 임시완이 그랬다.
업계 최고 막장 회계사였던 황동주(임시완)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각성을 하고 국세청에 들어간다. 황동주의 말투가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다. 내 남동생 말투하고 비슷하다. 양아치 느낌이 제대로 난다. 나는 사투리 어색한 거 진짜 싫어하는데 사투리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임시완이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국세청이라는 조직이 너무 살벌한데 이렇게 재밌게 뻔뻔한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특히 황동주가 모범기업 선정 회의실에 들이닥쳐서 이의 있습니다 하고 나갈 때 USB를 챙겨가는 장면이 재미있었다. 골드캐시에 가서 믹스커피 타먹는 장면도 좋았다.
시즌2에서는 인태준(손현주)이 인상적이었다. 인태준이 자신의 아들에게 하는 말. 어린 시절 아버지 구두방이 세 들어있던 무역회사를 국세청 간부가 되고 나서 제일 먼저 세무조사 나갔다고. 복수는 그렇게 하는 거라고. 자신이 가장 강해지고 상대방이 가장 약해질 때를 기다리는 거라는 말.
나는 이 드라마를 네 번이나 봤다. 나중에는 내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드라마가 너덜너덜해지는 것 같았다. 이 드라마의 작가가 대단한 작품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레퍼런스가 너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스토브리그, 미생, 김 과장 등)
마지막 장면. 서혜영이 황동주에게 어떤 말을 했을지를 생각해 봤다. 황동주는 아버지 하고 다른 사람이다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황철민은 인태준을 망가뜨렸지만 황동주는 오영을 국세청장 후보에 올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