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by Shin Huiseon


집에 책이 두 권 있었다. 분명 읽었는데도 기억이 안 나는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남편도 책을 분명 읽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처음에 나는 테레자한테 감정이입이 되어서 이 책의 내용을 놓친 줄 알았다. 이 책은 여러 인물의 복잡한 매력을 느껴야 하는 책인데. 근데 다시 읽을 때에도 나는 테레자에게 눈을 뗄 수 없었다.


테레자는 그녀가 가족과 어떻게 살았는지 표현하기 위해서 거의 유년기부터 이 단어를 사용했다. 집단수용소, 그것은 밤낮으로 서로 뒤엉켜 사는 세계였다. 그것은 사생활의 완전한 청산이었다.(210쪽)


나는 8명 대가족인 집에서 자랐다. 엄마는 우리가 먹을 음식을 똑같이 나눠주려고 많은 에너지를 썼다. 내가 쓴 일기장을 언니와 언니 친구가 깔깔거리며 읽는 걸 뺏은 적도 있었다.


이 정체불명의 책은 뒤로 갈수록 읽기가 힘들었다. 나는 독서모임 날짜 때문에 하루에 150쪽을 읽어야 했는데 살이 빠질 정도로 힘들게 읽었다. 책이 너무 정치적(프라하의 봄), 철학적(키치에 대한 반역)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해한 바로 밀란 쿤데라가 말하는 키치란, 인간이 삶의 모순을 견디지 못하고 아름답게 미화해 버리는 것을 뜻하는 것 같다. 그는 "똥과 신은 양립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인간이 외면한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어설프게나마 정리해보고 싶은데 잘 안된다. 밀란 쿤데라 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인생사를 이해하고 서술했다는 게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이 소설에서 시간은 책처럼 반으로 접어놓은 것 같다. 그래서 테레자, 토마시의 죽음이 끝이 아니라 행복한 어느 날에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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