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관계에 대한 고민
우리는 수 많은 세계 속에 살아간다. 세계를 두 종류를 나눠볼 수 있는데, 하나는 내면 세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외부 세계다.
외부 세계는 말 그대로 입자들이 모여 물질로서 존재하는 세상이다.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나오면 짖어대는 옆집 강아지, 인사를 건네는 이웃 주민, 매일 출근길에 마주치는 버스 기사 아저씨 등이 그 예이다.
반면 내면 세계는 내 삶을 통해 형성된 세상이다. 오감을 통해 유입되는 수많은 정보들이 대뇌 전두엽 속 해마에 저장되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아침 출근길의 문단을 읽으며 머릿속에 그려진 장면들이 바로 내면 세계다.
외부 세계는 모든 사람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실재하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내면 세계는 실재하는가? 그것을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추상적인 개념이기에 존재한다고 정의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한 사람이 받아들이는 데이터의 양은 얼마나 방대할까? 시각 데이터만 놓고 보아도, 아무리 화질이 좋은 카메라라도 인간의 눈만큼 정교하게 담아낼 수 없다. 오감으로 느끼는 데이터는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그 수많은 데이터가 모여 한 사람의 내면에 또 다른 세계를 만든다.
그래서 관계는 어렵다. 외부 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타인도 내 내면 세계로 들어오는 순간, 그 물질의 구성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면 세계의 김철수와 외부 세계의 김철수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된다.
따라서 내면 세계에 존재하는 ‘사람‘을 가능한 한 외부 세계와 동기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내 해석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