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필 Sep 22. 2024

좋은 대화란 무엇일까?

좋은 대화에 대한 고민과 나의 반성문

대화를 하고 나서, '아 오늘 좋은 대화였다'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들은 보통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했고,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었을 때인 것 같다. 일종의 내 발화량이 많을 때 그렇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대화는 사전적 용어로 "마주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 또는, 그 이야기. 대언(對言)."이라고 한다. 위키피디아에서 "대화(對話, dialogue, 다이얼로그)는 둘 이상의 실체 사이의 상호적인 언어 소통이다."라고 나온다.


좋은 대화는 서로 간의 발화량이 많아야 한다. 즉, 대화 참여 구성원들의 발화량이 비례하게 많은 대화를 좋은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좋은 대화를 위해 기본적으로 가져야 되는 생각은 '아 상대방에게 이 말을 해야지'가 아니라 '아 상대방에게 이 말을 들어야지' 가 되어야 한다. 내가 어떤 말을 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 상대방의 발화량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굿 리스너'라는 용어를 만든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적어도 얼마 전까지의 나는 스스로 '굿 리스너'라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여러 모임들을 다니면서 '아 이 말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실제로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져 말을 많이 하게 된다.


잘 듣기 위해선, 잘 질문해야 한다. 질문을 잘 한다는 건 뭘까? 상대방이 속에서 꺼내고싶은 이야기를 쉽게 꺼낼 수 있는 질문을 하는것이 좋은 질문을 잘 하는 것같다.


상대방을 궁금해 해야 한다. 요즘의 나는 아무래도 상대방이 궁금하기보다 나를 많이 드러내고 싶은 것 같다. '책을 많이 읽는 나', '피아노를 치는 나', '클래식 음악을 듣는 나', '회사에서 인정받는 나' 이런 내가 싫다가도 과거의 나는 자랑하고 싶었던 게 없던 걸까? 라는 고민도 하며, 그만큼 내가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에 또 한 번 뿌듯한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나는 그다지 상대방이 궁금하지 않은 것 같다. 변명을 하자면 상대방보다 내가 더 좋아졌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최근 대화들에서 스스로 위화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그럼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더 많이 하려는 이유는 나를 위해서라는 말이 된다.


오로지 '나'를 위한다면 사실, 내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더 많은 정보를 말할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것이 나에게 득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상대가 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도 있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사기에도 내가 말을 더 많이 하는 것보다 상대가 말을 많이 하게 하는 것이 훨씬 좋다.


이제 상대방을 조금 더 궁금해보고자 한다. 어떻게 궁금해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조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왜 그렇게 했을까? 어떻게 했을까?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와 같은 고민들을 우선시해보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 머리에 구멍이 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