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 무게는?

<대회 중>

by 샤인진

입의 무게를 무겁게.

말 줄이기. 집중의 효과는 확실했다.


안개 낀 산 밑 아침.

사격장에 도착했다.

사대에 총을 풀고 조립한다. 두툼한 사격복을 입기 전 화장실에 간다.

변기에 앉아 눈을 감고 마지막으로 표적을 이미지 트레이닝한다.

사대로 들어가 마지막 크리크를 손끝으로 돌리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입은 무겁다.


사격선수 시설 알게 되었다.

말이라는 존재를.

최대의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입 운동을 아낀다. 나의 고요에 집중하고 서로의 인사는 목례로 대신하기도 한다.


나주 사격장에서의 경험.

문화부장관 대학부 대회.

우리 팀은 활기찬 입 운동으로 조잘조잘했다. 별 이유 없이 신나고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웃는 그런 나이까지는 아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뭐 비슷했다. 입이 바람에 나부끼는 낙엽처럼 아침부터 쓸 때 없이 안 해도 될 말들과 행동들을 하고 사대에 들어갔다.

그동안 연습과 노력을 말이 가로채간 듯 실력보다 한참 낮은 점수를 쏘았다. 그리고 지켜보시던 코치님께서 우리를 소환하셨고 된 통 혼이 났다. 우리는 행동을 인지한 후 수정했고 다음날 다른 종목의 경기를 각자의 고요 속에서 임했다. 결과는 우승, 그것도 대승이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실력이 없어서 못한 것이 아니라 집중을 안 했기 때문이었다. 하루 차이로 이렇게 결과가 하늘과 땅이었다는 현실이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큰 깨달음을 얻었다.




탁구 대회를 참가한다. 새로운 환경이다.

경기장은 훨씬 커 보인다. 조명은 더 밝고, 천장 높이, 벽 색, 공기의 결까지 모두 낯설다. 그리고 상대하는 사람이 다르다.

더욱더 남보다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생활체육대회는 어떻게 보면 지역 축제자리다. 도착하면 안부 나룰 사람들이 한꺼번에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마구마구 해야 할 상황이 생긴다.

철저하게 할 수 없지만 경기 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굳이 목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된다. 웃으며 인사와 간단한 안부만으로 충분하다.


대회 중이다.

입의 무게를 묵직하게 해야 함을 인지하고 있는가?

집중력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무게를 느낀 행동이 집중으로 돌아오는 기분을 느꼈는가?

나는 이길 확률을 높인 것이다.


최진석 '노자 장자에 기대어' 중에서

입으로 나가는 소리가 사라질 때 집중이 자리를 잡는다. 운동의 모든 동작에는 고요의 순간이 발생하고 이 고요의 순간에서 타격의 정확도나 질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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