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플레이를 지켜본다.
심판석. 스코어 숫자를 넘긴다.
거울 앞. 사람과 맞설 실력이 아니기에 레슨 받고 빈 스윙. 하루 운동이 끝난다.
생활체육 초보는 외롭다.
운동의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사람들과 랠리인데 초보시절은 그럴 수가 없다. 같이 연습조차 쉽지 않다.
배드민턴처럼 초보를 위한 맞춤 속도로 응대가 가능한 종목이 있고 탁구처럼 아무리 고수가 예쁘게 보내줘도 빠르고 가벼운 공은 저~~ 만치 굴러간다. 공만 줍다 끝난다.
가끔 초보분들과 이야기 나눌 때가 있다.
"저는 운동신경이 나름 있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운동들도 빠르게 습득해서 탁구도 금방 늘 줄 알았는데 이 놈의 탁구는 안 늘어요."
맞는 말이다. 탁구가 속도가 제일 빠르고 예민한 운동이기도 하지만 테니스, 골프, 축구, 수영 등등 모든 운동이 종목만 다르지 쉬운 건 하나도 없다.
사격 선수 입문 시절.
쏘지 않는다. 실탄사격 없다. 세 달 동안 총만 들고 있다. 자세 잡고 한 시간 이상 정지한다. 지루하고 무겁고 아프다. 가늠자, 가늠쇠, 표적 초점 맞추고 호흡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복사(엎드려 쏴)는 40분이 지나면 피가 안 통한다. 감각이 없다. 팔이 잘려나간 느낌이다. 이겨내야 한다.. 울면서 버틴다. 선수니까...
눈물 나도록 혹독하게는 아니지만 생활 체육도 존재한다.
쓸쓸, 서운함으로 그만두는 상황이 흔하다. 특히 운동을 처음 접해본 분들은 이 세계를 굉장히 매정하고 소외받는 시간으로 생각할 수 있다. 가뜩이나 처음이라 모든 상황이 어색한데 아무도 관심 주지 않는다.
처음 3개월은 각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레슨이다. 필수적으로 받자. 기본적인 자세를 익히고 부지런히 실력향상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실천하자. 하다 보면 선견지명을 가지고 있는 고수님들이 먼저 다가오신다. "저 친구 열심히 하는구먼" 눈도장이 찍힌다. "잠깐 봐줄게요." 관심을 가져주신다. 운동은 혼자 익히는 시간을 거쳐야 타인과 나눌 수 있는 영역이 된다. 그것이 예의이기도 하다.
3개월 루틴.
레슨, 거울 빈 스윙 연습 30분, 기계볼 또는 사람과 10분 연결(한 사람당 10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분들도 본인 운동을 하셔야 한다.)그리고 감사 인사.
그때를 기억하니 헛스윙을 그렇게 많이 했는데도 나의 비실비실 공을 응대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 마음 간직하며 초보분들이 오시면 "같이 쳐요" 먼저 웃으며 손 내민다. 감사가 대를 잇는다.
초보의 시간을 충실히 보내면 이제 즐거운 게임 등단시간이 온다.
이렇게 착실하게 올라온 사람은 자세와 장비,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정중하다. 서툴지만 모두의 응원과 사랑받는 인기초보가 된다.
사람들과 게임을 처음 시작한 날.
오늘은 평생 할 수 있는 나만의 운동 세계에 입성한 기념일이다.
어른들은 "나이 들면 할 것 없어. 기껏 할 수 있는 것이 집 주변 산책이고 다리가 온전하면 산에 가는 것 밖에" 종종 말씀하신다.
생활 체육은 잘 배워두면 평생 할 수 있다. 그냥 서서 가볍게 포핸드 연결만 해도 운동이 되고 박자감으로 재미있게 넘길 수 있다.
충분히 오래 할 수 있으니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초보시절을 즐겨보자.
딱딱한 사탕 속. 초콜릿이 숨어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묵묵히 녹이면 너무나 달고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