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지는 것도 습관이 된다. 듀스에서!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전국 배드민턴대회.
아침 9시 첫 경기. 예선부터 치열하다.
25점 경기에 24:24 상황까지 와버렸다. (전국생활체육 배드민턴대회 듀스가 거의 없다.) 새벽부터 일어나 먼 거리를 운전해서 왔는데 지금 지면 집에 가야 한다. 이마와 목덜미에서 땀이 흘러내리고 입술이 마른다. 태연한 척 하지만 상대편도 긴장의 끈이 팽팽하다. 라켓을 들고 준비한다. 침이 목으로 꼴까닥 넘어가는 중 코트밖의 대화 소리가 귓속을 훅 치고 들어왔다.
"봐봐. 샤인진은 듀스 갔으니 분명 이길 거야!" 그 말을 듣자마자 가슴속에서 무언가 터지는 기분이 들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서비스를 짧게 상대 우측 깊숙이 넣었다. 상대가 공을 띄웠다. 파트너는 약속대로 스메쉬를 가운데로 꽃았다. 이겼다. 우리는 기쁨이 가슴에서 튀어나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고비를 넘겼고 다음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며 우승할 수 있었다.
한 끝 차이다.
누구에게나 온다.
소고기를 먹느냐 굶느냐. 그 한 점으로 입상을 하는 자와 못하는 자가 구별되기 때문에 보는 사람도 경기 중인 사람도 어느 누구나 긴장한다.
'연습이니까 괜찮아...' 마음을 버리고 '이건 반드시 잡는다! 지금은 대회다' 생각하며 실전처럼 이겨내다 보면 한 점의 힘을 가지게 된다.
물론 질 수도 있다. 기억해야 한다. 방향은 이기는 확률을 키우는 것이다.
내가 이길 것 같다는 친구의 믿음은 연습 때 듀스에서 끝까지 집중하는 나의 모습을 자주 봐왔기 때문이다. 지더라도 27:29 , 29:31 악착 같이 치다가 진다. 승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다 보니 사람들의 믿음까지 끌어냈다. 계속 연습하다 보니 듀스가 오면 오히려 집중력이 상승한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까? 훈련하 듯 연습한다. 자주 승리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어 부담이 줄어든다. 대회장에서도 상대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경기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서비스? 어떤 샷을? 지금의 상황을 이겨낼 수 있고 뒤집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긴장하기보다 방법을 찾게 된다.
듀스다.
어떻게든 이겨보자. 연습일지라도 그것을 내 힘으로 해냈을 때 뿌듯함이 가슴에서 활짝 피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경기는 끝났지만, 성취의 향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경기에서 이길 수 있는 조건들이 하나하나 갖춰진다.
겉보기엔 모두가 똑같지만
나의 뇌는 듀스 시냅스를 기억하고 연결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