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 2020년(프랑스)

by 샤인진

죽음이 끝이 아니라 전혀 다른 감각의 세계의 삶이 지속될 것 같은 묘한 기분이다.



폐암수술을 받다 실패하여 사망한 아나톨이 천국에 왔다.

그는 자기가 죽은 지 모른다. 오히려 고통이 없어져 수술에 성공해 살았다 착각한다.

곧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심판을 받아야 하는 믿지 못할 상황과 맞닥뜨린다.


연극형식으로 쓰여있다.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책.


아나톨은 심판받는다.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삶.

지나치게 평온하고 지나치게 틀에 박힌 삶.

재능을 등한시한 자기 자신을 배신한 삶을 산 죄로 환생형에 처한다.

환생은 유전 25%, 카르마 25%, 자유의지 50%로 된 인간으로 태어나게 된다.

삶에서 사소한 행동들까지 심판받으며 환생되려는 찰나 극적으로 천국 판사로 남게 된다.

삶에서 남을 위해 살았거나 남을 위한 죽음은 천국에서 큰 점수를 획득한다.


읽으며 오이디푸스왕 생각이 난다.

<모든 건 시간이 판관 해준다.>

올바른 행동이 당장 보상받지 못해도 언젠가는 받는다. 현세든 죽음의 세계든.

아나톨 폐암수술 때 자신의 골프여행을 위해 대충 집도했던 의사가 죽었다.

결국 그 의사는 아나톨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인간은 듣고, 보고, 감촉과 맛을 느끼면서 이곳 현세의 감각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감각 밖의 세계가 존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당연하게 든다.

그러니 욕심 낼 필요도 집착할 것도 없어.

가진 것 없어도 괜찮아.

나누면 더없이 좋겠다.

돈이든 마음이든 능력이든 주고 죽음을 맞이하면 아쉽지 않겠어.

심판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겠어.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도 죄가 될 수 있으며 재능을 등한시하고 게으른 것도 죄가 될 수 있다는 판결에 엉덩이가 들썩들썩한다.


뭐라도 하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