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

매일줄넘기 114일째

by 샤인진

그동안 목표선을 확실하게 그어 놓고 있었다.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면! 거기서 끝! 완성.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을 읽고 뒤집어졌다.


남자주인공 해리는 평범한 일상 속 어느 날 가시에 무릎을 긁혔다. 제 때 치료 하지 않아 그대로 다리가 썩어갔다. 그렇게 2주 만에 생을 마감했다.

그는 내심 언젠가 엄청난 부자들에 대한 얘기를 써보리라고 중얼거렸다. 언젠가는 쓰게 되리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결코 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쓰지 않고 안일만을 추구하며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는 그런 인간이 되어 보낸 하루하루의 생활은 그의 재능을 우둔하게 만들었고 집필에 대한 의욕마저 약화시켰다. 그래서 결국 그는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되고 말았던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재능임에 틀림이 없었지만 그는 그것을 활용하는 대신 악용했던 것이다. 그의 재능이란 그가 한 번도 실제로 성취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하면 할 수 있다는 잠재적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에 대해 영원히 쓰지 못할 것이다.


KakaoTalk_20241206_141348126.jpg 짧지만 강렬한 - 킬리만자로의 눈


그의 재능은 탁월했으며 신께서 주신 엄청난 능력이 있었다. 그것을 소중히 가꾸지 못했고 안락함만을 추구, 방탕했다. 예기치 못한 죽음 앞에서 후회만 하게 된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글을 쓸 수 없고 하고 싶어도 실행해 나갈 수 없는 현실이 되었음을 괴로워하기만 한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다. 죽기 전 비행기를 타고 킬리만자로의 정상으로 가지만 그것은 죽음 속에서 꾼 꿈이었다.



문장들이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로 다가왔다.

쿵쾅쿵쾅 심장이 커지더라.

차분져서 봤더니 겸손이라는 녀석이 팔장을 끼고있었다. 나는 아주 소박한 존재야.


편안하고 안락한 삶.

예쁜 집, 여행, 여유... 공주같은 삶을 언젠가는 꼭 이루리라! 꿈꿔왔다.

아주 게으른 생각이였다. 그 편안함은 나를 안주하게 만드는 것이더라. 할 수 있는 몸이 있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음에도 안락한 의자에 앉아 늙어가는.. 즉 녹스는 것이더라.

성공을 하던 못 하던 시도, 행동, 반복, 멈추지 않는것 즉. 끝은 없는 거다.

계속 나아가는 것이였다.

소설처럼 나에게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할 수 있을 때 해야하는 거더라. 언젠가는 죽지만 후회로 녹슬어 죽고 싶진 않다.

큰일이다.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많다.

하고 싶은 것들이 넘친다.


처음 줄넘기 시작 했을 때처럼, 힘들어도 했을 때처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그냥 그 행동 자체가 잘하고 있는 것 임을 알았다.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또 아무것도 아니구나.

결과에 중요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과 과정이 즐겁고 가치가 있는 것이더라.

끝이 없기에, 계속 도전하기에 조급함이 사라졌다.


돌리고 또 돌린다. 좀 더 할 수 있으면 좀 더 한다.

성장하고있다. 그냥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것임을 알았다.

삶은 그게 다이다.

진정한 삶은 움직이는 것이다. 가는 여정인 것이더라.




"너 이러다 산속들어가는거 아니야?"

옆에서 글을 보고 있던 친구가 말한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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