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에서 얕게 일렁이는 바닷물.
저 멀리는 지평선뿐이다.
너무 빛나 하늘과 구분 짓기 힘들다.
바다인 것을 알 수 있는 건 반짝반짝 눈 부시게 비추는 빛 때문이다.
앞으로 걸어 들어간다. 훤히 비치는 빛들 속으로 하얀 모래 바닥이 보인다.
동그라미 구멍이 난 하얀 돌들이 보인다. 너무 예쁘다......
꿈에서 만난 에메랄드 빛 바다
꿈이네.
너무나 예쁜 꿈이다.
유난히 잘 잔 느낌이다. 시계를 보았다.
7시 21분...????
순간 나도 모르게 저절로 "와!! 큰일!!" 소리를 질렀다. 평소보다 1시간을 더 잤다.
추운 아침 이불을 몸에서 벗겨내는 것이 언제나 버거웠는데 오늘은 벌떡! 이불이 너무 쉽게 공중으로 날아갔다. 늦잠을 자버렸다.
당장 출발하면 늦지 않겠지만 요가와 줄넘기를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우선 물 한잔 마시고 빠르게 준비를... 초인적인 움직임이 발휘된다.
가방 싸고, 옷 입고, 머리는 질끈 묵고, 사과는 봉지에 통째로 넣었다.
와! 10분 남았다.
요가. 조금이라도 하자. 동작수를 줄여 5분 만에 끝냈다.
짐을 챙겨 차시동을 켜고 줄넘기를 빠르게 돌렸다. 400개 4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숨 고를 틈도 없이 회사로 출발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고 어떤 정신으로 운전을 하고 있는지 몰라 크게 숨을 쉬었다. 몸에 힘을 빼고 마스크를 벗었다. 숨을 천천히 쉬며 정신을 가다듬으며 운전에 집중했다.
40분의 운전 출근길. 20분이 지나니 마음과 몸이 가라앉았다.
해놓고도 스스로 놀랬다.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다했지?
머리는 고데기로 매 만진다. -> 고무 줄로 질끈 묶었다.
출근 중 먹는 사과는 칼로 잘 잘라 용기에 담아 간다. -> 물 세척만 하고 봉지에 넣었다.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여 고르고 입는다. -> 보이는 옷으로 바로 입었다.
가방 안에 어떤 책을 가져갈지 펜은 무슨 색으로 쓸지 운동복은 어떤 스타일로 챙길지 생각하며 고른다. -> 손에 집히는 대로 넣었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했다.
항상 하던 습관여서 자연스러웠다.
할 수 있어서, 해내서 기뻤다.
예전 같았으면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출근했을 것이다.
지금은 어떻게든 하고 싶더라. 한다고!! 강하게 마음먹으면 어떤 상황이 와도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만들 수 있더라. 특별한 상황속에서 경험한 튼튼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