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눈부시게 녹인다. 온화한 주말아침.
마스크 안에서 거친 숨이 좁다고 부대며 소용돌이친다. 자연히터가 따로 없다. 숨이 콧잔등 미세한 틈으로 스멀스멀 빠져나와 눈썹과 앞머리를 촉촉이 적신다.
누군가가 묻는다.
"무릎 괜찮아? 줄넘기는 관절에 안 좋잖아?"
답한다.
"나도 그런 줄 알았어. 처음에는 아픈 것 같기도 했는데 오히려 아픔이 없어지고 반대로 좋아지고 있어."
누군가가 말한다.
"나는 무릎 아파서 못해. 줄넘기는 어릴 때나 하지 나이 들어서 힘들어."
5년 전.
취미운동으로 코로나 직전까지 배드민턴을 쳤다.
그때는 보강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았다.
10년을 쉬지 않고 치다 보니 무릎 수술 직전까지 갔다.
무릎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다.
아파지기 시작하니 보호대부터 착용했다.
좋다 하는 것들을 거의 다 해보았다. 종류만 열 가지가 넘더라.
그중에서도 농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겨한다는 가격이 꽤나 비싼 독일제 무릎보호대를 알게 되었고 주로 착용했다.
시간이 흐르고 보호대로는 부족함을 느껴 안마기를 구입했다.
버튼 눌러 틈틈이 안마를 받았고 마사지 용품들도 사용해 봤다.
운동 전 테이핑은 필수였다.
그리고 병원진료.
물리치료와 한의원의 침. 용하다는 정형외과를 찾아가 길고 긴 예약을 기다려 진찰받았다. 물 빼고 인대 강화주사를 주기별로 맞았다.
CT와 MRI를 찍었다. 무릎 뒤 오금에서는 혹이 발견되었다. 베이커낭종이더라.
제거하면 그 빈 공간에 또다시 혹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수술은 권유받지 않았다. 작아지기도 하니 지켜보자고 했다.
그 후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려는 의사분께 그것까지는 안 하고 싶다 거절했다.
지쳐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병원에 가지 않았다.
5년 후가 된 지금. 다행히 수술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결국 느낀 것은 약으로 기계로 하는 외형적인 치료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안에서 채워야 함을 깨달았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병원만 다닌 것이 후회된다.
그때부터 배드민턴은 과감하게 접고 허벅지 근력 운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움직임 없이 할 수 있는 운동도(정적운동) 앉아 있을 때마다 했다.
헬스장을 등록했다.
처음은 PT 3개월 신청하고 기구 사용을 익힌 뒤 스스로 했다.
17개월 꾸준히 다녔다.
허벅지에 힘을 주니 근육이 봉긋하게 반응하는 것이 신기했다.
무릎의 통증이 사라졌다.
강해진 근육이 무릎을 도와주는 감각을 느꼈다.
하다 보니 근육길이가 많이 짧아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래 유연성에 자신이 없었고 부족한 것을 알고는 있었다.
유연성과 코어운동으로 변화가 필요했다.
현재는 요가를 하고 있다.
(재미없고 흥미 없는 운동이었는데 겪어보니 요가는 정말 사람에게 필요한 운동임을 실감하는 중이다.)
극복하려 고민하고 무엇이든 해보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매일줄넘기. 충실히 해 내고 있다. 실천을 해야 안다.
원래 타고난, 알고 있는 그런 감각 때문에 손도 대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해보고 아프면 다른 것으로 보완하고 바꾸면 된다.
'선험적인 사유로 연역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에서 길어 올려진 것'
실천을 통해서 진리를 터득할 수 있다.
최진석 교수의 '건너가는 자'에서 중에서
어려운 문장이었지만 이제 이해된다.
단어 뜻을 찾아보았다.
선험적인: 경험에 앞서 선천적으로 가능한 인식능력.
연역: 어떤 명제로부터 추론 규칙에 따라 결론을 이끌어 냄.
'그렇겠지'가 아니라 직접 해내서 알고, 느끼고, 진리를 알아가는 것이더라.
실행해야 개선할 수 있고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판단되는 것이더라.
게으름이 아닌 부지런함.
나이는 아무런 방해 요소가 되지 않는다.
모두의 건강한 삶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