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오전.
평소와 똑같은 줄넘기를 마치고 책을 펼쳤다.
박웅현 작가님의 '다시 책은 도끼다'를 읽고 있다.
줄넘기와 어우러지는 구절을 발견했다.
책 제목처럼 문장이 심장에 도끼질했다. 행복이 무엇이더냐!
행복하다는 것은 느낄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행복 = 느끼는 것
행복하고 만족감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 있었구나... 번뜩했다.
단어와 문장들 사이로 빛나고 있는 의미를 그냥 보낼 수가 없어 책을 덮었다.
감각을 터뜨려준 감사의 책.
줄넘기 실행 전에 이 문장을 만났다면 밋밋하게 지나쳤을 것이다.
줄넘기 선물의(19화 연재) 구름, 새들의 응원, 노을의 토닥임, 달빛의 기운, 꽃들, 바람, 사람들 등 다양한 풍경이 눈동자에 비치고, 점점 깊게 스며드는 감각을 떠올렸다.
몸의 척추(5화 연재)를 느끼며 줄을 돌렸다.
아침 요가(11화 연재)로 근육을 깨웠다.
몸에게 하나하나 찾아오는 감각이 닿으면서 미세하게 달라지는 은밀한 변화를 알아챘고 자신에게 놀라워했다. 이때 마음이 외롭지 않고 행복하기 만한 뭔가로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이거였구나! 행동(줄넘기)해서, 행복했던 거였구나!
많이 듣는 말들이 있다.
현재에 집중해라. 현재를 살아햐 한다. 현재는 선물.이라는 표현이 지금에서야 선명하게 이해된다. 현재를 살지 않고 과거를 회상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면 지금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과거 있었던, 미래의 아직 느끼지 못하는 시간을, 즉 다른 시간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를 밀어내는 행동이라는 것이더라.
공중에 떠 있다. 전완근을 본다. 조여옴을 느낀다. 부풀었다 가라앉는 머리카락, 빨주노초파남보 뒤섞인 무지개줄이 눈앞을 스친다. 발에 걸린다. 줄이 꼬인다. 발끝이 땅에 부딪히며 모닥불 타는 소리가 난다. 그림자도 줄을 넘는다. 깡충깡충 검정토끼 같다.
한 번의 줄을 넘는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이렇게 무궁무진한 행복의 감각들이 존재하는구나... 대단하다.
그렇다면 뭐든 이렇게 바라본다면? 어떻게 되지?
삶이... 너무 풍성하네. 행복할 것들이 너무 많구나... 살만하구나.
샤워한다.
따뜻한 물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감싸며 적신다. 몸이 녹는다.
손바닥에서 거품을 낸다. 향이 퍼진다. 아카시아 꿀 같다.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사이에 낀다. 한가닥 한가닥 소중히 떼어내 본다....... 내일은 조금 더 춥다 했다. 뭐 입고 출근할까? 출근하면 담당자분께 꼭 전화드려야지. 어제 사온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놨나?...'
앗!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알아차렸다. 쥐도 새도 모르게 들이밀고 이미 들어와 있었다.
'여태 살아온 습관 때문에 이것도 연습을 해야 하는 거구나'.
자려고 누웠다. 눈을 감으니 까맣다.
문득 생각 든다.
나에게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 건강한 신체를 선물해 주셔서 이렇게 풍성한 감각을 느낄 수 있고 그로 인해 행복하게 하루하루의 삶을 보낼 수 있는 것이었다.
이해를 넘어서는 감사함으로 따뜻하게 잠든다.
엄마, 아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