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산책이야

by 직장인lie프

나이를 먹으면서 나는 한층 더 깊이 있는 기피스킬을 구사하게 되었다. 마음 한 편의 불편함을 꾹 참고 결국 마지노선까지 오고야 마는..


학창 시절 시험기간이 되면 교과서를 한가득 챙겨 하교했다. 하루에 전 과목을 공부한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다음 날이면 열어보지도 않은 가방을 그대로 들고 등교했다. 과학책이라도 가져오지 말걸. 책이 유독 두껍고 무거웠다.


어른이 된 지금은 가끔씩 노트북을 들고 퇴근한다. 집에 오면 노트북 덮개의 무게가 5kg쯤 느는가 보다. 정말 급한 일이 아니고서야 노트북을 펼친 적은 거의 없다. 이쯤 되니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할 일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산책이다. 사물함에 사무실에 하루종일 갇혀 있던 책과 노트북에 바깥공기를 쐬어 주는 것이다.




화요일 연재
이전 01화행복이 뒷걸음친다, 더 멀리 도약하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