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취소되어 버렸다.
김장준비 해야 되는구나!
한 달 전부터 잡힌 약속이 취소되었다.
지인부부와 우리 부부의 만남이었다.
만나기로 한 부부의 부인이
아파서 다음으로 미뤄야겠다는
미안함의 전화가 왔다.
몸조리 잘하시라는 인사의 통화를
끝내고 퇴근하는 길에,
할 일이 없어진듯한 생각이 몰아쳐서 옆구리가 뻥 뚫린듯한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내성적이라 지인들과의 만남은
미리 약속을 잡으며 신경 쓰는 편이다.
오히려 약속이 취소되면 앗싸!
하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집에서
조용히 보내는 성격인데,
오늘은 이상하리만치 허전하였다.
집으로 퇴근하는 길에 본 하늘은
구름 없는 맑은 하늘이라 아름답게
보였다.
훌쩍 놀러 가고 싶어졌다.
이제서야 가을 타는 건가?
막상 놀러 갈려고 해도
여기는 이렇게 해서 안되고,
집에 가서 뭐 해야 되고
온갖 생각이 들어 가지를 못했다.
저녁식사준비 다 될 무렵
밖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나서
보니, 학교친구가 왔다.
친정에 김장하러 어제 왔노라 했다.
남편과도 인사하고 차 한잔 마시면서
웃고 떠들며 놀았다.
친화력이 좋은 남편과 성격이
밝은 친구 덕분에 한 시간 넘게
이야기가 이어졌다.
멀리 사는 친구는 김장 끝내놓고
일요일 자기 집으로 간다고 한다.
국민학교 동기회 임원이기도 한
나지만,주말에 항상 바쁘다는 이유로
국. 중. 고등학교 동기들 모임에는
거의 참석을 하지 못하여
친구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친구에게 저녁밥 같이먹자 했지만
올케들이 와서 이제부터 배추속 양념
만들어야 한다고 친정집으로 돌아갔다.
올케와 여동생 있는 넌 참 좋겠다.
김장철이 다가 오는구나!
남편이 많이 도와주겠지만.
올해도 혼자 열심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