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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Nov 29. 2023

의미 없는 숫자를 기억에서 지우는 방법 없을까요?

숫자놀이.


학교 다닐 때 수학은 재미도

없었지만, 점수도 밑바닥이었다.

수학 때문에 평균점수를

깎아먹은 나였다.

하지만, 숫자는 정말 좋아했다.


20대에 제과회사 물류관리팀에

입사하면서 숫자와 자주 씨름(?)

하는 업무였기에 숫자는 나에게

동반자였다.

지금도 남편과 차를 타고 가면

심심하면 앞차 차 번호를 보고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한다.

나만의 재미있는 숫자놀이다.


하루일상이 몇 시에 뭐 하고,

몇 시에 뭐 하는 시간을 정해놓는다.

어디 가도 3이나 8분에 도착하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숫자에 민감하고, 숫자에 안심한다.

숫자에 대해서 기억을 하면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몇 년 전 아들이 남편에게 일반입양

서류를 작성할 때

아들의 친아빠 주민번호 

작성하는 란이 있어 아들이

"친아빠 만나는 날. 적으면 되겠네"

내가 전 남편 주민번호 숫자를

줄줄 이야기하니,

아들이 남편을 한번 쳐다보더니

녀석도 민망한지

"그건 뭐 하러 아직 외우?"


"외우는 게 아니라 기억이 나네!

남편에게도 말할 수 없이 미안해졌다.

이놈의 입! 가만히나 있지.

몇 달 전 지인의 병문안을 남편과

가게 되었고, 병문안 끝나고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형식이라

 관리인이 차를

빼주기로 하였다.

차번호요? 하기에 씩씩하게

"2498요"

남편이 "아뇨&&&&요"

전혀 다른 번호였다.

남편이 어느 남자고?

웃으며 이야기하

2498이 누구 거지? 내가 물으니

남편이

"그거 옛날에 내가 몇 달 타고

팔았던 그랜저였쟎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휴! 다행이다.

다른 남자 차가 아니어서!ㅎ


아가신 아버지. 엄마. 오빠의

주민등록번호 외

엄마의 통장계좌번호등

돌아가신 지 꽤 되었지만

잊히지가 않고

이야기하라고 하면

막힘없이 숫자를 이야기한다.

또 다른 의미없는 숫자들도 많다


 내머리에서 지워지지도 않는 거야?

제발 방법 좀 가르쳐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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