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도 '시댁'사람이더라!
이제야 알게 되었다.
2주간 병가를 끝내고
어제부터 출근하게 되었다.
노인이 있는 동이어서
요양보호사 10분은 주. 야간
근무이며, 복지사 선생님
2분이다.
할 일이 많은 편이어서
휴일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
정시 출퇴근이어서 좋긴 하지만
새로운 곳에 다시 적응하려니
바쁜 하루가 시작되었다.
13일 남편의 첫 조카
결혼식에 off를 내지 못하였다.
출근하여 휴무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설명을 드리니,
13일은 무슨 날인지, 휴무가
많이 잡혀있어 빠질 수가
없게 되었다.
점심시간에 남편에게
전화를 하니 남편은 대뜸
설명을 잘하여 빠지라고
하였다. 상황을 이야기하니,
"한번 더 이야기해 보고,
정 안되면 엄마나 형수에게
이러한 상황이니
못가게 되었다고 설명을 해!"
순간 '뻥졌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만큼 기분이
나쁘기 시작했다.
"그러면 내가 무슨 큰 죄를
지은 것 같잖아!"
사실 남편이 방패가 되어주기를
바랬는지 모른다.
결혼 전 나에게,
"우리 집에서 뭐라고 하면
당신은 내 뒤에 숨어있어.
내가 앞에서 해결할 테니"
그 말을 믿었는지도 모른다.
방법은 분명 있었다.
11시 결혼식이라 반차를 쓰고
결혼식참석하고, 바로 출근
할 수도 있었다.
기분 상한 채로 근무하고 있으니
동료샘이 나에게
"샘! 토요일 학부모모임 있어서
휴무 냈는데, 제가 안 가도 되니
샘이 휴무하세요. 시댁행사인데
빠지면 그러실 것 같아요.
전 사실 학부모모임 가기가
싫었거든요. 그렇게 하셔요"
착한 동료 덕분에 결혼식
참석을 하게 되었다.
퇴근하니 남편이 저녁 먹자고
상을 차려놓았다.
며칠 전
남편이 시댁에 마늘을 갖다주고
시어머님이 황태시래깃국을
보내주셔서 어제서야 먹게 되었다.
국이 너무나 짰다.
"국 너무 짜다" 했더니
"엄마가 간을 짜게 해서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재료에서
짠 성분 있을 걸?"
황태가 짰나?
시래기가 짠 건가?
이건 또 무슨 고집인 걸까?
남편은 꾸역꾸역
짠 국을 다 먹었다.
요즘 날씨가 덥다가
비가 와서 습도가 높아
몸이 지쳐
힘든 것도 알고 있다.
회사에 일이 조금 생겨
마음이 힘든 것도 알지만
요즘 내가 말을 하면 짜증을
내고 있다.
아들이 일본항공사에
서류면접을 통과하고,
1차. 2차를 통과하여
어제 마지막면접을
본다고 하여 아들의
취직합격을 위해 기도와
응원을 많이 보낸 나였다.
어제저녁 아들은
면접을 잘 보지 못했다고
카톡을 보내왔다.
남편에게 카톡온 내용을
보여주니,
"이구! 밥을 먹어야 든든해서
면접을 잘 보는데 안 먹으니
더 긴장되지."
그 말에 난 섭섭함이 밀려와
서류상 양자로 되어있지만
지 핏줄 아니어서 저런 말하는 건가?
생각해서는 안 되는 생각을 하며
나도 모르게 남편에게
속 좁게 바라보고 말았다.
나도 속이 좁은 것 맞지만,
남편도 철저하게
시댁사람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