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나 홀로 여행.
아들이 보고 싶었나 보다!
혼자 여행하는 걸 즐겼었다.
그 시작은 남편과 결혼하면서
부터였다.
결혼 전 남편은
"난 마누라를 얻는 게 아니고
난 당신 이름을 찾아주고 싶어
누구 딸, 누구 엄마로만 살았던
당신을 이젠 당신 이름으로
살았으면 좋겠어."
일 년에 한 번씩 혼자 여행
갔다 와도 되냐고 물었다.
"그럼 어디든지, 얼마든지
어무이랑 집 걱정하지 말고
갔다 와. 1박 2일이든,
2박 3일이든 언제든 다녀와.
자기 전에 전화 한 통만
해주면 된다."
그렇게 난 일년에 한 번씩
1박 2일이거나, 2박 3일
나 홀로 여행을 다녔었다.
해외여행을 갈 형편은
되지 않았지만, 국내 어디든
기차를 타거나 고속버스를 타고.
때로는 내차를 타고 무작정
여행을 다녔었다.
지인들이나, 친한 언니들은
혼자 여행 간다는 걸 의아해했다.
남편이랑 같이 가야지!
왜 혼자 가노?
여행은 혼자가야 제맛이죠!
그렇게 여행 가는 동안은
전화기를 내팽기치고 즐기곤 했다.
7년간 나의 일탈이었다.
엄마 돌아가신 재작년부터
여행을 가지 않았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여행의 의미가 없어져버린
느낌이었다.
50년을 같이 살았던 엄마와
마냥 좋기만 한건 아니었다.
고집이 센 엄마와 그저 이쁘기만
했던 막내딸은 아니었다.
엄마이기에, 딸이기에
서로 이해해 줄 거라 믿으며
투정들이 독한말들이 되었고,
깊게 상처가 되기도 했다.
나는 잠시나마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도, 엄마에게 벗어날
시간이 필요했고
엄마 역시 막내딸의 잔소리를
듣지않을 시간이 필요했었다.
하지만,
엄마와의 시간들이 없어지자
나 홀로 여행은 이어지지 않았다.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생각하지 않았던 휴가가 생겼다.
입사 후 지금의 난
퇴근 전까지 앉아있는 시간보다
뛰어다니던 일이 연속이었기에
집에오면 늘 지쳐있었다.
그런 내게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의 여유를 부려보고 싶었다.
어제아침.
홀로 배낭을 메고 우리 동네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느린 기차를
타고 있었다.
부산 해운대는 올해 초까지
아들이 살았던지라
마음이 편했는지도 모른다.
2년간 아들이 살았던
해운대로 가고 싶었다.
아들도 여기 걸었겠지!
아들이 옆에있는 느낌으로
천천히 바다가를 걸었다.
에어앤비로 결제한 방은
너무나 깔끔하고 예뻤다.
가지고 온 책들과
보수동책방골목에서 샀던
책들을 읽으며 나만의 시간을
조용히 가졌다.
밤이 되자 해운대는 시끄러웠다.
불꽃놀이, 술 취한 행인들소리.
오토바이소리. 웃음소리.
시끄러움은 새벽까지 이어져
아침까지 푹 자고 싶었던 난
거의 밤을 지새워야만 하였다.
아침 일찍 집으로 오는 기차를 타고
도착하니 낮 12시도 되지 않았고,
이틀 동안 보지 못했던
나의 강아지들이 울음 터트리듯
나를 반겨주었다.
다음에 어디로 갈까?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가야지!
조용하고 한적한 곳은
우리 집이 최고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