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든 신나고 재미있는 남자.
그런 남자를 지켜보는 여자.
10월 말
대학교 축제기간이었다.
남편이 앞장서서 솥뚜껑 삼겹살구이
하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축제 전날 가스불과 솥뚜껑을
학교에 가져다 두었으며,
구이용 돼지고기를
찬조하고 집기등을
일체 준비해서
아침 일찍 학교로 출발하였다.
장기자랑해야 된다는 과대표의
말에 이 남자는 역시나
제일 먼저 내가 할게 모드였다.
여학우들과 춤을 추기로
하였기에, 이 남자는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으며 신나 있었다.
(하긴 매일 하이텐션이다)
학교 다니지 않는 남편의
지인들과 친구들은 소주 한 박스를
들고 학교로 구경 왔었고,
이남잔 더 신이 났었다.
볼록한배에 검은테이프로
×를 부치고 후레시맨의 춤을 추고
통통한 몸을 흔들어 재꼈다.
장기자랑할 동안
나는 저 멀리 도망가있었다.
학우들은
"언니! 재롱부리는 오빠랑
사니깐 즐겁겠어요!"
살아봐. 즐겁기만 할까?
남편은
"장기자랑한 거 브런치에 쓰지 마.
부끄러우니깐"
부끄러운 건 아는가 보다.
남편은 나의 글을 읽지 않으니
신나게 이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