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를 닮고 싶지 않았다.
tv는 엄마를 싣고~~
엄마는 tv를 너무 좋아하셨다.
내가 어릴 때 주말의 명화나
명화극장을 즐겨보셨는데
불을 다 끄고 봐야
재미있다고 캄캄하게 하시고는
영화를 보셨다.
국민학교 4학년 여름방학.
방학 때 실컷 놀다가 숙제를
다하지 못하여 밀린 숙제를
하려는데, 엄만 외화를 보신다고
불을 꺼버렸다.
난 숙제해야 된다고 불 켜라고
엄마에게 신경질 내다가
잔소리를 엄청 들어야만 했다.
불을 켜서 영화가 재미없다고
엄만 계속 짜증을 내셨다.
엄만 tv가 낙이었다.
내가 말을 해도 드라마에 빠져서
건성건성 대답하셨다.
돌아가시기전까지 엄마는
매일'전원일기'재방송을 보셨다.
밤에도 주무시지않고, tv를 보고계셨다.
tv를 보지않는 난
시댁에 가면 시어머님이과
시누이가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
실은 나는 잘 모른다.
아! 네! 그렇군요.
추임새만 넣을 뿐이다.
멍하게 tv 보는 엄마의 대한
반항심 이었는지,tv좋아하지
않는 난 쉴 때도 몸을 움직인다.
엄만 오빠를 이뻐라 하셨다.
당연한 결과다. 아버지, 엄마의
재능을 맏이인 오빠에게 쏟아
부었는지도 모른다.
엄청나게 똑똑한 오빠는
매번 학교반장, 전교회장
도맡아 했고, 성적이 당연히
전교 5등 안에 드는 쾌거를
이루곤 했다.
음악적인 재능도 뛰어났다.
노래도 잘 불렀고,기타, 피아노,
드럼, 색소폰 다 잘 다루었다.
그림도 뛰어난 오빠는 학교에서
받아온 상도 공부 외에 그림으로
받은 상이 갈수록 쌓여갔다.
오빠의 팬덤은 어마어마했다.
중학교때부터 우리집에 찾아와 오빠랑결혼시켜달라고 조르는
언니들도 있었다.
오빠에게 늘 따라다니는
여자들이 많았다.
그런 아들을 둔 엄마이기에,
딸들은 뒷전이었다.
공부를 잘하든,운동을 잘하든
별로 관심이 없었다.
엄마에게 오빠는 남편이고,
친구이고,애인같은 존재였다.
오빠의 말은 엄마에겐 법이었고,
진리였다.늘 오빠뒤에 엄마는
숨어있었고 딸들을 다그쳤다.
엄마의 넘치는 사랑때문에
오빤 힘들어했고,딸들은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했다.
가난한 집안때문에 언니둘은
의무교육인 국민학교만 졸업시켰다.
오빠는 동생들에게 미안함때문지,
고등학교를 대구에서 제일좋은
인문고등학교합격했지만,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가기로
이야기를 했고,
엄만 목놓아 며칠을 우셨다.
'혹같은 너거들만 없었으면,
가난하지 않았으면
고등학교 보냈을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