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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윤별경 Oct 29. 2023

엄마가 적어놓은 글들을 보다가~~

자식이 이 세상을  빨리 떠나기를 바라면서!


엄마 돌아가시고 일 년 넘게

엄마방을 대충 정리하긴 했지만

들어가지를 못했다.

눈물이 엄청 쏟아질 것 같았다.


어제는 제대로 청소해 볼까?

하고 엄마방 서랍을 뒤지다가

오래된 노트가 있어 펼쳐보게 되었고

엄마가 적어놓은 글들을 보게 되었다.

수십 페이지의 글들이 있었다.

엄만 태어나서 13살까지 일본에

사셨기에, 한글보다는 한문으로

쓰시는 게 편하신 분이었다.

(성부. 성자. 성령에게 아멘

주님  주님의 아들 (오빠이름)

하루속히 주님의 품에

도록 도와주소서

그 길만이(오빠이름)마음의 문 열고

살아갈 길이 옵니다.)


엄마방.홍시를 좋아한 엄마! 남편이 어무이 많이 잡수셔요!.하며 올려놓았다.

년. 월. 일이 없어서 정확한

날짜를 알 수가 없으나, 아마도 오빠가 아프면서 돌아가실 즈음인

2006년 이전인 걸로 추측된다.

60이 넘으셔서 성당에 오빠랑 같이

다니신 엄마는,

긴 병으로 아들의 죽음을

예지하고 얼마나 피 토하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쓰셨을까?

너무나 잘 났던 아들이 엄마는

항상 자랑이었고, 삶을 살아가는

단 하나의 희망이었는데.


너무나 힘겹게 생을 고 있는

아들을 옆에서 본 엄마는

쓰러지도록 온몸으로

더 아파하고 계시지 않았을까?


노트에 눈물 자국을 보면서,

한참을 울음을 토해냈다.


엄마!!

사랑하는 아들은 만나셨죠?

두 분이서 아니 아버지랑 셋이

잘 지내고 계실 거라고 믿어요.

이 막내 아프지 말고

삶을 잘 살아가라고 혼내주세요.

꿈에서라도 뵐 수 있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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