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담배사랑.
엄마만의 스트레스 해소였을 거야!
엄마의 담배역사는 참으로 길다.
나를 낳기 전부터 피웠고 돌아가시기 전
까지 피웠으니 50년이나 되었다.
(지금은 금연을 강조하는 시대지만
엄마젊었을땐 여기시골 아낙네들도
담배를 많이 피웠죠.건강에대한
경각심이 없던때 였었어요)
큰집의 일을 다해야 하는 고단한
삶을 사느라,
남편이 월급을 큰집에 다주고
실질적인 가장이 되어야하는
고단한 삶을 사느라,
자식 셋을 키워야 하는 엄마의 삶을
사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가슴이 답답하여 동네 지인에게
이야기하였더니
담배를 권하였다고 했다.
'속이 시원하게 내려간다'
그 말로 인해 피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엄마 진짜 체한 거 없이
시원하게 내려갔나?"
"응! 시원하더라"
해군공무원이셨던 아버지는
가끔 집에 오셨고, 엄마가
담배 피우시는 걸 보고 꾸중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무뚝뚝한 아버지께선 엄마의
마음 답답하신 걸 이해하셨는지
눈감아주셨고, 나중에는 '같이 피자'
하시며 맞담배 하셨다고 했다.
"너거아버지 뭐라고 꾸중했으면
안 피웠을낀데 그렇게 되었뿌지 뭐"
가끔 오는 아버진 엄마담배도
사 오시는 걸 어릴 때 본 적도 있다.
나를 임신하고 유산시키려고
하였다고 했다.
담배 피우는 자신 때문에 아이가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딸도 이미 둘이나 있어서 또
딸을 낳을까 걱정도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엄마는 태몽을 꾸시고 나를
낳기로 결심하셨다고 했다.
보리밭에서 일을 해주고 있었는데
하늘에서 태극기가 무수히 내려오더니
엄마머리 위로 떨어졌다고 했다.
꿈에서 깬 엄마는
'이 아이는 분명 아들일 거다'
그렇게 소중히 난 엄마배속에서
자라났다.
맏이인 오빠 바로아래
둘째 오빠를 5살까지 키우다
홍역으로 먼저 저세상으로
보내야 했고,엄만 1년 동안
아들 잃은 슬픔으로
말을 못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런 엄마를 보며 아버진 외갓집에
오빠와 엄마를 1년 동안 돌봐 달라고
울며 부탁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엄만 간절히 아들을
원했고, 나를 낳기로 결정했다.
낳았으나 딸이었고,
실망은 되었지만 먼저 간 아들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했다.
내가 어릴때부터 본 엄마의 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