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엔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어린 세대들의 문화가 어색해진다는 거다. 이제 나도 나이가 제법 들긴 들은 모양이다. 요즘 내가 가장 어색하게 느껴지는 건 바로 두바이 쫀득 쿠키다.
말 그대로 대한민국을 강타한 두쫀쿠의 기세가 무섭다. 나는 한 번도 안 먹어 봤고, 명실공히 단맛 헤이터로서 궁금하지도 않은 맛이다. 그런데 이 신종 디저트는 기세만 무서운 게 아니라 가격도 살벌하다. 조그마한 덩어리 하나에 7-8천 원을 호가한다.
웜메- 석유부자들만 사 먹는 간식인겨?
중동 출신도 아닌데 왜 요즘 젊은이들은 두바이 초콜릿부터 두쫀쿠에 이르기까지, 두바이에 환장하는 걸까? 이 참에 내 필명도 두바이 엘다로 바꿔볼까?(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해가 안 가는 건 두바이 시리즈뿐만이 아니다. 이젠 티비 예능을 봐도 돋보기 낀 할머니의 시선으로 보게 된다. (실제로 아직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는 아니다) 특히 나이 어린 출연자들의 언행이 예의 없게 느껴지고 어린 시청자가 보기에 부적절해 보인다.
아주 오랜 옛날인 1만 5천여 년 전, 알타미라 동굴벽화에 '요즘 애들은 4가지가 없다'는 내용의 글이 적혀 있었단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성세대가 되어가면서 누구나 느끼는 감정인가 보다.
나도 어린 시절엔 기성세대들은 왜 저리 보수적이고 늘 안 된다고 하는 건지 궁금했다. 어느새 그 나이가 되어보니 젊은이들의 마음보다도 기성세대들의 마음에 더 마음이 쏠린다.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레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는 것처럼 생각의 흐름도 자연스레 그 자리에서 이 자리로 옮겨진다.
내가 기성세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처음 느꼈을 땐 다소 서글프기도 했다. 어쭙잖게도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회한마저 들었달까? 이젠 잘 늙어가는 것에 대한 고민도 조금씩 하게 된다.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어린 친구들을 색안경 끼고 보기보다 나잇값 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는 장점이 하나 있다. 어린 세대의 문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처럼 나의 어른들도 그랬을 거라는 이해도가 생겼다는 거다.
불편하게 느껴지고 때론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있지만, 그것이 바로 젊음이고 나의 불편함마저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겠지.
나이를 먹을수록 남들을 지적하기보다 나는 한 술 더 뜨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보다 더 어른이신 분들에겐 나도 똑같아 보일 테니까. 그래서 오늘도 다짐한다. 불편한 것들도 한 발짝만 떨어져서 바라보며 이해해 보는 걸로. (그래도 두바이 어쩌고는 안 먹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