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로 굴지의 대기업에 다니는 부부 지인이 있다. 그들은 넓은 평수의 집에 살며 해외여행은 옆집 드나들듯 다니고, 자녀도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있다. 세상적 기준으로 비추어 보면 부족함 없이 다 가진 부부이다.
그들의 상황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때에는 그들을 교회로 인도하고자 접촉했으나 그들 마음에 가난한 구석이 없어 쉽지 않겠다 싶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부부에게 한 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니 바로 자녀 문제였다. 아이가 하나 있는데, 그 아이에게 상처로 인한 불안 증세가 있었던 것이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엄마 손으로 온전히 아이를 키울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생긴 상처와 불안이 상당했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심각해 보였으나 그 부부는 체념한 건지 그 증상에 적응을 한 건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였으면 그 문제로 인해 하나님께 엎드리고 아이의 상처가 더 커지기 치유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 같은데, 그들에게 그 문제는 '살면서 누구나 겪는 어려움' 쯤으로 치부되는 듯했다.
아이에게 좋은 옷을 사주고, 원하는 학원에 보내주고, 마음껏 여행을 다니게 해 줘도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기분 전환은 잠깐이고, 일상 속에서 그 문제는 늘 도사리고 있으며 사라지지 않는 망령과 같이 그들을 따라다닌다.
겉보기엔 모든 것을 갖춘 부부지만, 문제를 문제로 바라보지 못하고 하나님을 찾고자 하는 마음을 갖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신앙을 갖기 전에도 하던 생각이지만 넘치도록 갖는 것은 복이 아닌 독이다. 넘치도록 가진 자들에겐 가난한 마음을 가질 여력이 없다. 충분히 세상을 즐기고, 부족함 없이 살기에 신이 있는지 없는지는 그들의 인생에서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여러 영역에서 가난한 마음으로 사는 내가 다 감사해지는 순간이다. 마음이 가난한 까닭에 끊임없이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며, 세상의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며 살아간다. 주님 없이는 살 수 없는 인생이다.
오늘도 말씀 앞에 서며 내 모습을 들여다본다. 하나님 자녀로서의 권세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내게도 가졌으나 갖지 못한 자처럼 근심하고 세상과 나를 비교하는 모습이 있지는 않은가? 가졌으나 갖지 못한 자처럼 살지 말자.
매일 말씀에 나를 비추어보며 말씀 앞에 순종할 때 세상은 줄 수도 꿈꿀 수도 없는 달디 단 열매를 먹게 된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 열매들을 열렬히 사모하며 하나님이 넘치도록 주실 것들에 소망을 두고 살자.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하나님은 반드시 응답하시고 보응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