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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준 Jun 19. 2023

아이폰의 철학

<역사의 쓸모>, 최태성

저는 정보 공유의 역사에 두 번의 변혁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앞서 언급한 구텐베르크 인쇄기고, 두 번째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입니다. 한 사람이 얻을 수 있고 다룰 수 있는 정보량은 인쇄기 이전과 이후, 그리고 스마트폰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거예요. 스마트폰 하나에 담기는 정보의 양은 책과 비교할 수가 없으니까요.


아이폰 말고도 스마트폰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초기 아이폰 광고를 보면서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꼈어요. 다른 스마트폰 광고와 달랐거든요. 광고만 봐도 그 지향점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우리가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줘요. 액정이 어떻고, 기능이 어떻다는 걸 설명합니다. 


그런데 아이폰 광고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아이폰의 기술이 사람들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지 보여줍니다. 

이걸 누르면 당신의 아침이 달라질 것이고, 이 기능을 통해 멀리 떨어져 그리워하던 사람과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고...이런 내용이에요. 


이게 바로 철학 아닐까요? 마치 기술 자체가 아니라 당신의 삶을 어떻게 하면 좋게 변화시킬지 연구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잖아요.


<역사의 쓸모> 중에서

image by  愚木混株 Cdd20 from Pixabay


이 글을 읽고 아이폰 광고를 곱씹어 보니, 과연 그런 면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거나, 기존 기능을 강화할 때마다 그 폰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집중 홍보한다. 기능에 대한 광고라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 기능이 단순히 사진이 잘 나오고 음질이 깨끗하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냄을 강조한다. 


심지어 우리의 생명을 지켜내기 때문에 꼭 워치를 차고 다니라는...당신의 생명을 지켜줄 수도 있는 핸드폰이라니!! 그런 폰은 사지 않는다면 나의 생명을 지켜내지 못할 것 같은 순간의 불안감이 느껴진다. 

"아이폰 사용자가 아닌 경우 나의 건강정보가 세어나가서 누가 내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지 모르니, 당신의 건강관련 개인정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아이폰을 써야 해요~~"


"도시는 각종 소음으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곳이지만, 아이폰만 있다면 나만의 조용한 시공간이 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아이폰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겠네!"


"갑자기 곰을 만났을 때,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졌을 때, 아이폰워치가 없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르지. 워치가 내 생명을 구했으니 앞으로 워치없이는 밖을 나갈 일이 없겠네. 그럼 당연히 아이폰을 써야지~!"


인류를 이롭게~ 

아이폰은 기술만큼이나, 혼을 빼놓는구나!


'당신, 아이폰 없으면 못 살걸?'

이 정도면 가스라이팅 아닌가? 


#역사의쓸모 #최태성 #아이폰의혁명 #아이폰의철학 #아이폰의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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