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지도> 에릭 와이너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이 아무리 팍팍하게 보여도, 항상 일이 좋은 쪽으로 풀릴 거라고 생각하는 태도. 사실 일이 잘 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간의 우울증을 잘 보살피면, 그 덕분에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자신을 뚝 꺾어버리면, 삶이 얼마나 연약한지, 자신은 또 얼마나 연약한지에 관해 안도감이 들죠."
"그럼 우울증을 앓으면서도 행복해질 수 있단 말이에요?"
"당연하죠!"
실패하고 나서 일어설 수 없다면, 그건 절망이다.
실패하고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자존감이다.
실패는 다양하다.
대입시험을 망해서 원치 않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일 수도 있고,
대학원을 가고 싶은데 형편이 좋지 않아 취업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직장생활에서 업무미숙으로 일을 그르칠 수도 있고,
아이가 내 맘대로 안커주고 사고를 치는 것일 수도 있고,
성격차이를 이기지 못해 이혼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양한 실패는 감정적으로는 '좌절감'이다.
내가 정서적으로 맛본 좌절감은, 불안장애를 진단받았을 때였다.
한없이 냉철한 이성으로 무장했다 생각했던 내가...불..안..하다니...
물론 불안장애의 여러 증상 중에 하나로 불안한 감정상태가 있을 수는 있으나, 내 경험상 그것보다 훨씬 다양한 증상들이 있다.
"선생님...전..불안하지 않아요..."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의 나의 반응이었다. 불안장애를 앓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같았을거다.
'내가 불안하다니! 내가 불안장애라니!!'
아침저녁으로 항불안제를 삼키면서도, 강직하고 이성적인 나에게 온 이 불안을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약을 먹지 않으면 불안하게 될까봐 불안했던 걸 보면 불안장애가 맞는거 같기도 하다.
'불안해하지 말자.'라고 생각을 곱씹는 건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안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언제하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니,
나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처럼, 일이 잘 풀릴거라고 생각하는 태도나, 우울증을 통해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으니 마음 편하지 않냐는 쿨함은 도저히 발현하기 어려웠고,
비겁하게도...
"나 공황장애 잖아."라고 말하는 동료의 무심결 이었다.
'그래, 무심하면 되겠다.'
우울증이든, 불안장애든, 인간이 약해빠진 존재라는 반증이고,
나 또한 나약한 존재라는 걸 확실히 이해하는 과정 중에 겪는, 통과의례로 생각하자.
불안장애 전과 후의 차이는,
정신적으로 흠결없다 자만했던 내가 사실은 미완성품이었음을 인정하는지 여부이다.
이젠 괜찮다.
불안장애가 있다고 늘 불안한건 아니다.
불안하면 약을 먹으면 된다.
그러니 괜찮다.
난 원래 유약한 존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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