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롤러코스터
팽팽하게 붙잡고 있는 끈을 살짝 놓아버리면
기분은 끝없이 추락해.
밑이 보이지 않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운동을 했고, 상담을 받았고, 우울증 약도 먹었고
나는 또 뭘 해야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한 걸까.
그 시간 동안 나는 지지 않고 계속 싸울 수 있을까?
버티면 내겐 정말 평온함이 찾아올까?
난 종교가 없어.
그 대신 힘들 땐 책을 읽지.
책을 읽으면 다른 사람들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거든.
그렇게 연진이 너를, 내 남편을 이해해 보고 싶었어.
불륜에 관한 직관적인 제목의 책부터
남편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심리학 책.
애착이론까지 살펴보게 됐지.
너와 전혀 상관없는 주제의 책에서도
나를 위로하는 한 줄을 찾아 눈을 번뜩였어.
언제나 책에는 위로와 희망과 지혜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조금은 버텼는지도 몰라.
너와 내 남편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마치 소설책의 주인공을 바라보듯 분석하려 했거든.
나와 무관한 듯 말이야.
그런데 내가 주인공인 책은.
그 주인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걸까.
동은이가 바라보는 동은이는 참 한심하고 불쌍하고 미련하고 미워.
그래서 도저히 동은이가 주인공은 책은 읽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차갑고 냉정하게 그녀를 비난해.
나 밖에 모르는 이 상처를 나조차 공감하고 위로해 주지 못해.
그러면 나는 다시 밑이 보이지 않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추락해.
연진아,
너는 너를 어떻게 위로했길래 버티고 있는 거니?
어떤 책을 찾아봐야 답을 알 수 있는 거니?
그래서 나는 오늘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들겨.
너에게 편지를 쓰는 건 항상 아프지만
이 글들이 모여 나를 치유할 거라 믿어.
책의 힘을 믿고, 글의 힘을 믿으니까.
끝없이 추락할 거 같은 롤러코스터도 결국은 위로 올라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그러니 잘 봐, 연진아. 내가 추락하는 모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