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임을 들어갔습니다

by 혀늬

글은 나한테 재미는 수단이자 놀이이자 치료방법입니다. 인소를 좋아했고 팬픽을 좋아했고 키보드로 뚱땅뚱땅치면 내 속마음이 표현되기도 하고 쓸 때 마음이 적나라하게 보이는 매력에 빠졌습니다. 요즘 제가 쓰는 글은 건강염려증과 다양한 경험을 빙자한 한량의 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

내년에 태어나면 효녀로 태어나볼게.


전문적으로 글을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집 근처에서 하는 글쓰기모임에 들어갔습니다. 연령대가 꽤나 높은 글모임은 다들 본업을 하면서 글에 매력에 나오지 못해 꾸역꾸역 글을 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우리를 엑스트라 모임이라고 생각할까요?

마치 B급도 안되는 사람들이 나와서 나 이럴거고 이런 꿈이 있다고 하는 사람같았습니다. 글을 쓰고는 싶어서 시작했지만 놓치도 못하는게 중독처럼 꿈을 꾸고 있다는 중독에 휩쌓인 사람 같았달까요.


"저랑 같이 교육원다니는 친구는 벌써 넷플릭스 제작중이더라구요..."

"친구는 공모전 입봉했는데 저는 아직이네요"


자신이 쓴 글에 대해서 자부심도 있지만 그만큼 자신감없어 보이는게 재밌었습니다. 서른이라는 단어를 싫어하면서도 집착하는게 저런 모습일까?


"우기님은 글을 잘 쓰시네요. 어디서 배우셨어요?"

"배운적은 없고 글을 많이 쓰긴 했어요."

"아...혼자 배운거예요?"


혼자 배웠다는 말에 표정이 달라진 띠동값 언니가 그뒤로는 질문을 걸지 않았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한테 내 글을 보여준다는 희열감과 칭찬을 들으니까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었다.


"집가서 빨리 글 써야지. 다음주에도 보여줘야지"


장장 4시간 거친 글모임을 끝내니 어린왕자의 인물화처럼 생긴 모임장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우기님 저녁 드시고 가실래요?"

"아...아뇨 일정이 있어서요"

"아쉽다 그럼 다음에 봐요"


원래 저녁도 같이 먹는 모임이구나. 되게 정적이어서 신기하다고 생각할 찰나, 메신저가 와 있었습니다.

모임어플로 어린왕자가 대화를 걸어왔습니다.


[우기님 오늘 글 너무 좋았습니다. 모임에서 자주 봤으면 좋겠어요!! 푹 쉬고 잘 들어가세요]


일부러 친목도 없고 글만 쓰는 사람들로 모여진 곳을 골라서 어렵게 들어온 곳이었는데

아, 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랑 놀고 싶었는데 이게 뭐야...

월, 화, 수, 목,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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