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국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신점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평소에 신점이나 타로 사주를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맹신하는 편도 아니구요. 그런데 뭘 할 지 스스로가 모른 적이 없다 보니까 누군가에게 기대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용한 신점으로 예약을 해서 갔습니다.
신을 모시는 무당들이 점을 봐주는 것이 신점인데 저는 들어가기 전에 마냥 즐겁고 저 부자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같은 질문에 신들은 과연 뭐라고 대답해주실까?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개념도 아실까하는 아주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신점을 보러 갔습니다.
20분 먼저 도착해서 기다려도 되냐고 물어보자!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뭔가 이게 맞나? 우리 너무 쫄보인가? 하는 마음에 다시 돌아가서 5분 일찍 다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그때는 문이 열리면서 뒤로 머리를 묶은 무당님이 나오셨습니다. 압도적인 첫인상에 기가 눌린 것도 잠시 향 냄새로 아, 내가 여길 오면 안되는데.하면서 무서워졌습니다.
"누구 먼저 볼거야?"
"...음.."
결국 친구가 먼저 들어가고 10분 정도 봤을까? 금방 나오는 그녀의 모습에 엥? 이렇게 빨리 끝난다고? 10분?
하지만 속 시원해진 친구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나름 재밌을 수도 있겠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자.
"여기 어떻게 알고 왔어?"
"..아..지인추천으로 왔습니다"
"장례식장이 보이는데 외가나 친가에 아픈 사람있어?"
"....왜요?"
"왜요가 왜 나와. 왜요가. 그렇다는데"
기선을 제압하는게 이런 건가요? 바로 음메 기죽어가 되버려서 저도 모르게 왜요?가 나왔습니다. 아니 저도 궁금해요 왜 왜요라고 나왔는지....
"아니 당황해서 저도 모르게...주변에 다 돌아가셔서 없어요..."
"아무도 없어? 직계가족 중에 전부 다?"
"...네..."
그때부터 겨드랑이와 뒷목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저는 직계가족이라고 해도 많이는 몰라요...그리고 아직 제 나이에 장례식장 얘기하면 심장이 벌렁거리는 애기란 말이에요...
"이름이랑 생년월일."
넹 미운나이 서른살입니다.
"언니는 그냥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
"...넹?"
"자유롭게 예술하고 싶은거 하고 살아. 그냥 언니 마음이 편해."
그 말을 듣고 싶었던 걸까. 지금까지 자유롭게 살라고 하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데. 나도 모르게 볼이 붉어졌다. 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몰라서 왔는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라니. 이 무슨 모순인가.
"언니는 누가 통제하거나 누구 밑에서 일 할 팔자가 아니야. 언니 혼자 사업자등록증 내서 혼자 일 해. 자유롭게! 언니가 회사에 들어가서 250받는거랑 자유롭게 일해서 250을 받는 거랑 어떤 삶이 행복할 것 같아"
내 자부심이 모두 내 직함이 있는 명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나를 너무 모른다고 생각했을까. 건강을 잃고 나니 진정으로 바라는건 돈이 아니라는걸 이번 기회에 알았다.
"가족이랑도 사이가 안 좋은건 아니지만 그냥 나와. 언니는 누구랑 같이 살 것도 안돼. 그냥 혼자 나와서 하고 싶은거 하고 살고. 관종이네. 지금까지 찍어놨던 사진이나 동영상 다 sns에 올려서 언니 스토리를 올려."
"...저 지금 다시 인사팀으로 돌아가야 하나 공부를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무슨 인사팀이야!! 그림이랑 글 써!! 그렇게 돈 벌어! 그리고 결혼도 언니는 할 성격이 못돼"
"...결혼이요?"
취업은 언제 할까요? 결혼은 언제 할까요?의 2번째 챕터가 나왔다. 25살 때 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신점을 보러 갔을 때는 분명히 28살에 결혼운이 있고 그때 결혼하면 너가 남자 집의 모든 무게와 짐을 다 떠안고 올 거라고 했었다. 그리고 진짜 그때 결혼운이 들어왔었고 그친구 집에서 나를 굉장히 싫어했었다. 근데 이제 서른살의 신점에서는 결혼을 하지 말라니.
"남자가 언니 위에서 이래라 저래라하면서 조언하고 잔소리하는거 언니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절대 못해. 언니는 결혼도 안 어울려. 근데 도화살이 있어서 사람 끌어당기는 능력은 있네. 방구석에서 사진첩만 계속 보지 말고 그거 올리고 멋지게 살아. 회사는 돌아갈 생각도 하지 말고"
"...저 공무원 시험은..."
"무슨 공무원 시험이야!! 너가 공무원 시험이랑 잘 맞는 줄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