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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구 Sep 12. 2021

02. 세월을 잊게 하는 메타버스

2021년 4월 24일 아침 뉴스에 텔레햅틱 원천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한다. 원격 또는 가상의 물체를 직접 만지는 것과 같은 촉감을 느끼게 하는 기술로 15m 떨어진 곳에서 진행한 실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이다. 영화 속 이야기였던 원격 또는 가상에서 촉감과 질감을 생생하게 느끼게 될 시기가 멀지 않았다. 현재는 국내에 있는 반려견을 쓰다듬으면 미국에서 부드러운 털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기술에 도전한다고 한다.

     

1999년 프록터앤갬블(P&G)에서 자사 제품에 무선 센서를 부착한다는 아이디어를 발표한 이후 사물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메타버스를 앞당기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 활용됐던 IoT 햅틱 기술이 인공지능, 웨어러블 기기로까지 메타버스(Metaverse) 가상환경에 반영되어 3차원 가상공간이 현실처럼 느껴지는 게임 세상으로 발전되는 실마리가 됐다.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는 크게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 세계, 가상 세계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캡처하여 하나로 보이게 하는 영상기술인 디지털 트윈 기술의 하나이다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나 로버트 롱고가 감독한 영화 코드명 J’에서 전자 글러브를 사용하여 주인공이 컴퓨터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라이프로깅은 SNS나 삼성 헬스’ 같이 개인의 일상 정보를 수집 기록하는 앱이다거울 세계는 현실 세계를 가능한 사실대로 그래픽 상태로 반영하여 인터넷에 재현한 기술로서 구글어스가 대표적이다가상 세계는 디지털 데이터를 이용하여 현실과 유사한 세상을 구축한 로블록스제파토동물의 숲 같은 것이다.     


가상 현실을 기반으로 한 로블록스는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게임 서비스다매체 접속 유니트(MAU)가 1억 5,000만 명인데 3분의 1이 초등학생이다. 2020년 2월 4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가 2021년 3월 10일 454억 달러로 11배 증가했다.     


그들의 성공은 Z세대라는 특정 세대를 장악한 데 있다. Z세대가 로블록스에 열광하는 것은 단순한 게임 때문만은 아니다게임 제작자가 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수다방이기 때문이다하루 평균 이용 시간이 틱톡이나 유튜브보다 3배 이상이나 긴 156분이라고 한다코로나19 팬더믹 이후 현실 세계를 대체하는 공간으로 완전히 자리 잡아 사용자가 폭증했다.     


그러나 이렇게 크나큰 발전을 이룬 로블록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설립 후 현재까지 영업이익을 얻지 못한 적자기업이다. 2020년 영업 손실은 전년도보다 3.5배 증가한 2억 6.610만 달러다엄청나게 늘어난 매출로 인하여 인프라 투자를 크게 늘린 탓이라고 한다성장의 속도가 처지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세계의 경제 규모는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디지털 그림들이 수십억에 팔려나간다현실에서 이렇게 디지털 자산의 가치가 부여되는 것은 NFT라는 블록체인의 기술 때문이다. NFT는 사람의 DNA와 같은 것으로 작품마다 고유한 값을 씌워 복제할 때마다 주체를 찾아내어 사용료를 받아낼 수 있다메타버스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제 활동에서 무단 복제는 일어날 수 없다가상의 고양이 캐릭터를 키우고 판매하는 가상공간인 ‘Crypto Kitties’에서 판매됐던 최고가 고양이는 13억 원이었다고 한다.    

 

메타버스와 현실의 가장 큰 차이는 경제다가상 세계에서는 현실의 돈을 쓸 수 없다메타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콘텐츠 가치마다 대가를 지급해야 하는데 현실 화폐가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를 통한 결제만이 가능하다로블록스는 게임을 로벅스라는 가상화폐를 이용하여 구매한다블록체인의 광풍이 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다가상화폐의 허와 실을 구분 못 하면 현실 세계에서 일의 즐거움과 땀의 보람을 찾기 힘들다청년들이 뜻을 세우고 창업하여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좋은 시대이다.


원광대학교 신문 2021년 5월 3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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