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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구 Sep 12. 2021

01. 사자와 곰이 싸우고 이익은 여우가 취했다.

국민의 51.5% `편 가르는 정치문화' 갈등 원인 주장

이솝우화에 ‘엉엉, 억울해.라는 글이 있다. 사자와 곰이 새끼 토끼를 서로 먼저 보았다는 시비로 치열하게 싸운다. 둘이 붙어 지치도록 싸워 탈진했을 무렵에 슬그머니 여우가 나타나 토끼를 물고 도망간다. 이것을 보고 여우를 쫓아가 요절내려고 했지만, 둘 사이의 격렬한 싸움으로 기력이 남지 않아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올림픽 전후해서 야당 대표의 성인지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전 검찰총장의 페미니즘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를 중심으로 수면 위로 떴다. 촉매는 올림픽 3관왕 안산 선수의 쇼트커트였다. 과거에 남성 혐오 사이트에서 사용한 부적절한 용어를 SNS에 사용했고 여배우라는 용어가 여성 혐오적이라는 배우 이주영의 글을 팔로잉한 것을 예로 들어 페미니스트라며 금메달 박탈을 주장하는 네티즌이 등장하기도 했다. 외신은 안산 선수가 온라인 학대를 당한다고 대서특필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페미니스트는 개화기 신교육을 받은 여성들로 여자도 남자와 같이 교육받을 동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에서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났다.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2016년 5월 강남역 화장실 여성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된 이후 젠더(Gender) 논쟁은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으로 전개됐다.     


젠더는 1995년 제4차 북경 여성대회 정부 기구 회의에서 생물학적 성인 SEX 대신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성인지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데서부터 쓰였다. 성평등을 근거로 한 페미니즘은 ‘차별하지 않고, 함께 간다.’라는 의미로 남성과 동등한 기회와 대우를 받는 운동이다. 여성 할당제를 주장한 여성단체가 점점 분화되어 다양한 페미니즘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때로는 거짓에 연동되어 조롱하고 과장하여 비난하며 서로 헐뜯으면서 금도를 들먹이며 전략적으로 이용한다. 여당은 여성가족부 지키기로 쇼트커트를 야당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줄리 벽화를 근거로 주장한다.     


여성가족부는 스포츠의 정치 영역에서 여성 혐오적 표현이나 인권을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표현의 자유가 명예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분노로 가득한 사회로 누구 하나 걸리길 기다린다. 야당 대선 후보인 윤석렬의 저출산 원인이 페미니즘이라는 인터뷰 내용이 언론에 등장했다. 비판은 정무적 감각에 국한되지 않고 젠더 문제로 키운다. 본질에서 벗어나 과도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불똥이 엉뚱한 데로 튕긴다. MZ세대는 진실의 출처로 SNS를 바라보지 않는다. 꽂히면 공론화시킨다.     


여론조사전문업체인 조원씨앤아이에서 대한민국 갈등 요인에 대하여 조사를 했다. 20~30대는 젠더 40대는 빈부 50대 이상은 이념 갈등을 꼽았다. 국민의 82.5%는 무조건 자기 편만 지지한다고 하고, 71.4%는 중도적인 의견은 무시되는 사회라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조사한 OECD 가입국의 국가 갈등 지수도 2016년 조사 결과가 2008년 직전 조사보다 한 단계 오른 3위로 대한민국의 갈등 수준이 더 높아졌고 점점 격화되고 있다.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주룩주룩 물이 빠진다. 콩나물은 그렇게 큰다. 세상이 나빠졌다고 아우성치지만,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설립 후 최초로 2021년 7월 2일 우리나라에 선진국 지위를 부여했다. 이종 간 커넥터 갈등은 젊은이들에게 맡겨두면 된다. 정치가 개입되면 MZ세대도 베이비붐 세대도 얻는 게 없다. 국민의 51.5%는 편을 가르는 정치문화가 갈등의 원인이라고 한다. 서로 내 편만 고집하다 추구하는 본질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 건 기우이길 바란다.


새전북신문 9월 1일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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